[홍범호 기자] 북한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다수의 트럭과 인력 등을 동원해 활발한 움직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정보당국은 지난주 초 미국 미사일 전문가가 38노스 기고문을 통해 이달 7일 촬영한 위성사진을 근거로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활발한 움직임이 포착된다고 주장했을 때만 해도 크게 주목하지 않았지만, 이번 움직임은 예의 주시하고 있다.

복수의 정보 당국 소식통은 17일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그간 보이지 않던 다수의 트럭과 인력이 지난 8일 이후부터 지속적으로 포착되고 있다"면서 "(핵실험 준비 여부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풍계리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이번 활동은 미국 전문가가 지난 11일 38노스에 기고한 내용의 연장선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지난 한 주간의 활동이 최근 어느 때보다 활발한 것으로 평가됐다"고 말했다.

북한의 이런 움직임은 한미가 지난 8일 사드배치 결정을 발표한 이후부터 포착돼 북한이 인민군 총참모부 포병국을 내세워 '물리적 대응조치가 실행될 것'이라고 위협한 것과 연관이 있는지 정보당국은 면밀히 분석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소식통은 "북한이 여러 대의 트럭을 동원해 작업하는 것으로 봐서 단순히 핵실험장을 보수하고 관리할 수도 있겠지만, 군과 정보당국은 움직임 규모를 감안해 추가 핵실험 등 최악의 상황까지 염두에 두고 주시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정부와 군 당국은 북한의 추가 핵실험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북한은 언제든지 김정은의 지시만 있으면 핵실험을 할 준비가 다 돼 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앞서 미국 군사문제 전문가 조지프 버뮤데스 연구원은 11일(이하 현지시간) 38노스 기고문을 통해 지난 7일 촬영된 풍계리 핵실험장 북쪽 입구 위성사진에 자재나 비품으로 보이는 물체들은 물론 소형 차량과 광산용 운반차량이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7일) 사진만으로는 이 활동이 (기존 갱도의) 유지보수나 (새로운 갱도) 굴착을 위한 것인지, 혹은 제5차 핵실험을 위한 준비인지 알 수 없다"면서도 "장래에 (북한) 정권의 지시가 내려졌을 때 즉시 (핵실험을) 수행할 수 있도록 준비가 돼 있는 상태라는 점은 분명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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