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딸을 감금하고 장기간 학대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았으나 형이 무겁다고 항소를 한 박모(33,)

[유성연 기자] 학대를 당하다 맨발로 탈출한 소녀의 친부와 동거녀가 1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은 형이 무겁다며 항소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서울고법 형사6부(정선재 부장판사)는 1일 박모(33)씨와 최모(37·여)의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 형량인 징역 10년을 유지, 동거녀 친구에게도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아동 학대 행위는 신체적·정신적 성장 과정에 돌이킬 수 없는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그 피해가 매우 크다"며 "양육자의 지위를 남용해 아동을 학대하고 폭행한 것은 극도로 인륜에 반하는 행위라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피해자의 상태나 손발을 묶은 채 세탁실에 가둔 상황 등을 보면 도저히 어린 피해자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잔인한 학대·폭력 행위로 보인다"며 "이런 행위들이 장기간 여러 차례 반복됐다는 점에서 결코 용서받지 못한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피해 아동의 계모인 최씨가 '경제적 어려움 등에 시달리다 학대로 이어졌다'고 주장한 부분에 대해서도 "자신의 처지가 어려웠다는 사정이 핑계나 변명이 될 순 없다"고 밝혔다.

▲ 딸을 감금하고 장기간 학대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았으나 형이 무겁다고 항소를 한 최모 (37, 가운데)

재판부는 함께 기소된 최씨의 친구 전모(36·여)씨의 항소도 기각하고 1심의 징역 4년형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법률상 보호나 양육의 책임을 지고 있던 것은 아니지만 피해자를 장기간 감금하는 데 관여하고 두 사람의 범행을 말리지 않았다"며 "그 결과에 대해서 마찬가지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씨 등은 2012년 9월부터 3년여 동안 서울의 모텔과 인천의 빌라 등지에서 박씨의 친딸(12)을 감금한 채 굶기고 상습 폭행해 늑골을 부러뜨린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피해 아동은 지난해 12월 집안 세탁실에 갇혀 있다가 맨발로 창문 밖 가스 배관을 타고 탈출해 구조됐으며, 현재는 아동보호 전문기관의 보살핌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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