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상포진 증상

이상고온과 큰 일교차, 미세먼지, 오존주의보 등이 반복되면서 면역력 유지에 애를 먹는 사람들이 많다. 이때 가장 조심해야 할 질환 중 하나가 대상포진이다.

전 인구의 20% 이상에서 발생하는 대상포진은 2~10세 아이에게 수두를 일으키는 바리셀라 조스터 바이러스가 원인이다. 어릴 때 수두를 앓고 나면 이 바이러스가 신경세포에 잠복하게 되는데, 신체 면역력이 떨어지면 활동을 재개해 신경 주변으로 퍼지면서 대상포진을 일으킨다. 붉은 물집들이 옹기종기 군집을 이뤄 띠 모양으로 나타나며, 그 부위에 타는 듯한 통증을 보이는 게 특징이다.

대상(帶狀)이라는 이름도 이런 띠 모양에서 유래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원 통계를 보면 2010년 48만명이었던 대상포진 환자는 2014년 65만명으로 5년 새 20만명 가량 증가했다. 오염된 대기 환경과 스트레스, 불균형한 식습관 등이 면역 체계를 망가뜨려 점차 대상포진에 취약해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대상포진 중점 반에이치클리닉 이재철 원장은 "환자들을 진료해보면 '수십 개 바늘로 찌르는 듯한 느낌' '벼락이 치는 느낌' '살이 찢어지는 고통' 등으로 표현한다"면서 "어릴 때 수두를 겪었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대상포진이라는 시한폭탄을 몸에 지니고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런 대상포진도 평소 질환의 특징적인 증상을 잘 파악하고 있다가 '골든타임'(인명 구조나 질병 치료 등을 위해 놓치지 말아야 할 초반의 금쪽같은 시간) 내에 치료를 시작하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대상포진에 효과적인 대응요령은 다음과 같다.

◇ 발생 후 72시간(3일) 안에 전문의를 찾아라

포진 발생 후 72시간 이내에 치료를 시작하면 각종 합병증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치료가 늦어지면 물집과 발진이 없어지더라도 2차 감염이 생기거나 강한 통증이 수개월에서 수년까지 지속하는 '대상포진 후 통증 증후군'에 시달릴 수 있다. 이런 통증 증후군은 고령자의 30%에서 나타나며, 면역기능이 정상인 사람 중에서도 7.9% 정도의 유병률을 보인다.

주의할 것은 섣부른 자가처치가 증세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진단 후 항바이러스제를 1~2주간 꾸준히 복용하고, 통증이 심하다면 신경치료를 받아야 한다.

◇ 왼쪽이나 오른쪽, 한쪽에서만 물집·발진이 생기는 게 특징

골든 타임에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으려면 평소 대상포진의 증상을 잘 알고 있는 게 중요하다.

대상포진은 감염 초기 3~4일가량은 감기몸살처럼 전신에 권태감과 발열, 오한이 난다. 그러나 이때는 대상포진의 특징적인 피부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다른 질병으로 오해하기 쉽다.

이후 피부에 나타나는 증상은 단순 포진이나 발진과 달리 바이러스가 침투한 신경절 부위를 따라 병변이 띠 모양을 형성하는 게 특징이다. 이 병변은 오른쪽 또는 왼쪽으로 한 가닥씩 나와 있는 신경 줄기를 따라 퍼지는데, 증상이 한쪽으로만 발생한다.

따라서 물집이 몸 한쪽에 띠를 이뤄 나타났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이런 특징적인 피부발진이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는 만큼 증상 초기에 경험 많은 전문의에게 진단받는 게 중요하다.

◇ 60세 이상 노인, 예방접종이 바람직

대상포진은 어릴 적 수두를 앓았던 사람에게만 나타난다. 끔찍한 고통을 예방하려면 현재로써는 백신을 접종하는 게 최선이다. 다만, 한 번 접종이 19만원 정도로 비싼 게 흠이다.

현재 국내에서 50세 이상을 대상으로 접종이 권장되는 백신은 접종 후 10년 동안 대상포진에 걸릴 확률을 절반 가까이 줄여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백신을 맞아도 대상포진을 100% 막아주지는 못한다. 다만, 백신을 맞은 후 대상포진에 걸리면 백신을 맞지 않았을 때보다 통증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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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6/05/28 08: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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