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법조 비리 의혹의 중심에 선 홍만표 변호사(57·사법연수원 17기)의 소환 조사를 앞두고 혐의를 뒷받침할 관련 진술과 증거 수집에 막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26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이원석 부장검사)는 검사장 출신이자 특수통 검사로 이름을 날린 홍 변호사에게 사건을 의뢰한 주요 인사들을 최근 잇따라 참고인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홍 변호사는 동양그룹 현재현 회장 부부와 솔로몬저축은행 임석 회장, 현대스위스저축은행(현 SBI저축은행) 김광진 회장 등의 사건을 변론했다.

이 과정에서 정식 선임계를 내지 않은 채 이른바 '몰래 변론'을 하고 수임료 소득을 제대로 신고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검찰은 이들 의뢰인을 상대로 의혹의 진위를 확인해왔으며 홍 변호사의 일부 불법 행위 정황을 뒷받침하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날 정운호(51·수감중)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도 다시 불러 홍 변호사에게 수임료 명목으로 지급한 돈의 성격과 용도를 확인했다.

홍 변호사는 정 대표가 2013∼2014년 원정도박 혐의로 경찰과 검찰 수사를 받을 때 변호인으로 활동했다. 정 대표는 두 수사기관에서 모두 무혐 처분을 받았다.

검찰은 그동안 홍 변호사와 주변 계좌 추적을 통해 수상쩍은 돈의 흐름을 상당 부분 파악했다. 여기에는 홍 변호사가 실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부동산업체 A사 자금의 출처와 쓰임새도 포함돼 있다. A사는 홍 변호사의 '불법 수임료 저수지'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선임계를 내지 않고 변론할 경우 세무 신고가 누락되는 사례가 종종 있다"며 홍 변호사의 탈세 혐의 수사에 상당한 무게를 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검찰은 27일 오전 10시 홍 변호사를 변호사법 위반 및 탈세 등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 전반의 사실관계를 확인할 방침이다.

수사팀 고위 관계자는 "여러 가지 물어볼 게 많은 만큼 조사에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며 "재소환 여부는 내일 조사 결과를 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홍 변호사와 정 대표 또는 최근 자수한 법조 브로커 이민희(56·구속)씨 간 대질 조사도 염두에 두고 있다. 이씨는 홍 변호사와 서울 D고교 선후배 사이로 정 대표와 홍 변호사를 이어준 인물이다.

검찰은 홍 변호사가 지명수배로 도피 중이던 이씨와 여러 차례 통화한 것과 관련해 말을 맞추거나증거인멸을 시도한 게 아닌지도 확인할 방침이다. 조사 결과에 따라 증거인멸 사주나 범인도피 방조 등의 혐의가 추가될 수 있다.

검찰은 홍 변호사에 대한 대면 조사가 마무리되면 그의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전성훈 이보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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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6/05/26 17:34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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