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김정일 독재정권은 천안함을 폭침시키고 연평도 포격을 감행할 때 어떤 생각을 했을까. 단지 한국정부와 사회에 자신들의 의도가 먹히지 않는 것이 화가 나서 화약 냄새를 피웠을까. 물론 김정일 군사독재정권이 악에 받쳐 저지른 것이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이지만 거기에는 적화통일을 꿈꾸면서 유능한 대남전략집단으로 탈바꿈한 김정일 독재정권의 철저한 기획이 내포되어 있다.
 
김정일 군사독재집단의 대남정책을 살펴보면 그들은 일정한 주기를 두고 강온전술을 번갈아 구사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표면상으로 보면 그들의 강온전술이 내부모순이나 '뜻'대로 안 되는 속에서 터지는 굴절현상 같아 보이지만 실은 그 강온전술을 번갈아 구사하는 것 자체가 그들의 치밀한 대남전략이다. 이를테면 그들은 달리는 말도 채찍을 안겨야 잘 달리는, 혹은 배터리방전으로 시동이 걸리지 않는 차는 물리적 힘으로 밀어서라도 엔진을 돌린다는 이치를 대남전략에도 구사하고 있다.
 
그것은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이 한창 퍼주기를 하던 2002년의 서해도발이 잘 말해주고 있다. 쉽게 말하면 그들은 대남전략에 치밀한 충격요법을 구사하고 있다.
 
지난시기 흘러온 남북관계에 항상 강경과 화해가 주기적으로 반복됐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여기에서 김정일 군사독재정권은 나름대로 노하우를 얻었다고도 말할 수 있다. 그것은 다름이 아니라 강경의 도수가 높을수록 다음차례의 화해는 공간이 넓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은 김정일 군사독재정권이 자신들의 '뜻'이 한국 사회에 먹혀들지 않자 화해의 필요성을 만들고 더 큰 공간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답이 나온다. 그들이 지금은 연일 대화를 주장하고 나선다. 과연 이들이 진정으로 한반도의 평화를 논하기 위해 대화를 진행하자고 제의하였겠는가.
 
단도직입적으로 이야기하면 지금 김정일 군사독재정권은 평화가 아니라 이익을 챙기려고 대화를 외치고 있다. 지금 북한의 상황은 가난과 민심이반, 내부혼란으로 망하느냐 아니면 살아있느냐는 기로에 놓여있다. 지금 북한정권에게 사활적인 것이 경제적지원이다.
 
특히 탈북자들을 비롯한 한국사회의 "반공화국 책동"을 저지하는 것도 한계에 이르렀다. 그들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한국정부가 김정일을 반대하는 남한 내 세력들의 활동에 제동을 걸어주는 것이다. 이를테면 지난 김대중 노무현정부의 '도와주기'신드롬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 김정일이다.
 
한마디로 김정일 군사독재집단은 지금 한국정부의 강경을 허물고 한국 사회에 자신들의 영역을 만들어 놓으려고 꾀하고 있다. 그 과정으로 기획된 것이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에 이은 남북 대화주장이다. 그러나 대화를 통한 "좋은 관계"가 얼마나 갈까. 북한은 지금 양날의 칼에 앉아있다. 한국과 국제사회의 요구대로 평화롭고 "좋은 남북관계"가 지속되면 그 속에서 발생하는 북한주민들의 한국화라는 위협을 받아야 하고 강경이 지속되면 경제적 어려움은 가중 하는 것이 북한의 처지이다.
 
21일 북한의 국방장관 회담제의를 한국이 수용했다. 그 회담이 과연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겠는지 아니면 그냥 기싸움으로 가겠는지 잘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회담과 대화에 앞서 북한을 잘 알고 이번에는 첫 단추를 제대로 끼워야 한다는 것이다. 그 첫 단추라는 것이 북한의 전향적인 자세를 이끌어 낼 수는 없겠지만 그 첫 단추를 통해 한국의 원칙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분명하게 알려줘야 한다.
 

박대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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