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홍제성 특파원) 북한 해외식당에서 집단탈출해 귀순한 종업원 13명의 귀순 루트가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11일 익명을 요구한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이들은 중국 저장(浙江)성 닝보(寧波)시의 류경식당에서 근무하다 현지 항공편으로 방콕을 거쳐 육로로 라오스로 이동한 뒤 7일 인천공항행 항공편으로 귀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닝보국제공항에는 방콕행 국제선은 중국 동방항공이 주 3회(화목토) 운행하고 있다.

이들이 지난 4∼5일께 탈출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항공편이 있는 화요일인 지난 5일 오후 출발한 동방항공편으로 저녁 늦게 방콕 국제공항에 도착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들은 우리 정부 측의 도움을 받아 태국-라오스 국경을 육로로 이동,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에 도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의 이동은 '007 작전'을 방불케 할 정도로 극비리에 이뤄졌으며 6일 밤늦게 출발하는 국적기 편으로 7일 새벽에 도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정부 당국자는 "이들은 (근무하던) 식당을 떠나 한국까지 굉장히 빠른 시간 내에 왔다"며 항공편을 이용해 국내 입국했음을 시사한 바 있다.

현재 비엔티안과 인천공항 간에는 국적기로는 대한항공이 코드 셰어하는 진에어 항공편과 티웨이 등 2편이 있고 라오스 항공까지 포함하면 3편의 직항노선이 있다. 이 항공편은 모두 밤늦게 출발해 오전 6시를 전후해 도착하는 밤 비행기다.

안전과 보안 문제 등을 감안하면 이들이 우리 국적기를 이용했을 가능성이 커 보이지만 항공사 측은 이들의 탑승 여부 확인을 해 주지 않고 있다.

이 과정에서 북한 종업원들은 한국 관광객으로 위장해 혹시 모를 감시의 눈길을 따돌린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8일 정부가 공개한 사진 속의 북한 종업원들은 형형색색의 패딩 점퍼와 가죽 점퍼, 후드 티, 청바지를 입고 백팩과 여행용 캐리어, 팬시 가방 등을 휴대한 전형적인 '여행자' 차림이었다.

▲ 북한 식당 근무 종업원 13명 입국장면

다만 우리 정부 측은 이들의 탈북 루트에 대해서는 여전히 해당국과의 외교 문제, 민감성, 앞으로의 탈북자 문제에 미칠 영향 등을 이유로 구체적으로 확인해 주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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