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정 기자] '만능통장'이라 불리우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다양한 금융상품을 한 계좌에 담아 투자하면서 세제 혜택을 볼 수 있다'는 장점을 내세우며 14일부터 시판될 예정이어서 여론이 주목하고 있다.

내일부터 은행과 증권사 등 33개 금융기관은 전국 지점에서 일제히 ISA 판매를 개시한다. ISA는 한 계좌에 예·적금, 주식형·채권형 펀드, 상장지수펀드(ETF), 주가연계증권(ELS) 등 여러 금융상품을 담아 관리하면서 계좌별 손익을 따져 200만∼250만원의 수익까지 비과세하는 새로운 개념의 금융상품이다.

한도를 초과하는 수익에 대해선 기존의 15.4%에서 9.9%로 낮아진 세율로 분리과세된다. 연간 2천만원씩 최대 1억원을 넣을 수 있지만 1인 1계좌만 허용되고 한번 가입하면 3∼5년간 의무적으로 유지해야 한다.

근로자와 자영업자 중 직전연도 금융소득이 2천만원 이하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ISA는 고객이 투자 상품을 직접 결정하는 신탁형과 금융사가 투자자에게 모델 포트폴리오(MP)를 제시하고서 투자권을 위임받는 일임형 등 2종류로 출시된다.

증권사는 14일부터 신탁형과 일임형을 모두 팔 수 있지만, 은행은 우선 신탁형만 팔 수 있다.

현재 은행 14곳이 금융당국에 투자일임업 등록신청을 내 이르면 내달부터 일임형까지 팔 수 있을 전망이다.

일임형 투자상품은 온라인 가입이 안 되지만 금융당국은 ISA에 한해 허용하기로 하고 관련 규정을 개정 중이다.

ISA 초기 시장 규모는 12조∼14조원으로 추산된다.

은행과 증권사들은 초반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역마진도 감수하고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금융사들은 극심한 눈치작전 끝에 연 0.1∼1.0%의 ISA 계좌 수수료를 정했다.

사전예약 단계부터 해외여행권 등 고가 경품을 내놓는 등 치열한 고객 유치전을 벌이고 있다.

일각에선 ISA가 원금 손실 위험이 있는 투자상품을 포함하는 데다가 비과세 혜택에도 불구하고 수익이 크지 않을 경우 수수료 때문에 남는 것이 별로 없을 수 있어 '무능통장'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가입 전에 수수료와 모델 포트폴리오 등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금융당국은 ISA 불완전 판매가 생기지 않도록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미스터리 쇼핑 등을 통해 수시 점검에 나설 계획이다.

금융투자협회는 금융사별 모델 포트폴리오 구성과 수익률, 수수료 등을 비교해 볼 수 있는 'ISA 통합 공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누구나 쉽게 전문가 도움을 받아 자산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국민통장'으로 만들겠다"며 "ISA가 잘 정착할 수 있도록 과도한 규제보다 업계 자율성을 존중하면서 문제가 있는 부분에 선별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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