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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서 휴대전화 사용시 수용소행...접경지서 수수료내고 통화국제앰네스티 보고서 "북한, 주민 옥죄려 정보·통신 감시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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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3.09  12:0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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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통신 통제 상황 보고서 발표 기자회견

9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주최로 열린 북한 내 휴대전화 사용 및 외부세계 정보 제한 실태 보고서 발표 기자회견에서 김희진 국제엠네스티 한국지부 사무처장이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권영전 기자) 국제 인권단체인 국제앰네스티(AI·국제사면위원회)가 북한이 주민들을 옥죄려고 휴대전화와 인터넷 등 정보통신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고 고발하고 이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AI는 '북한: 허락되지 않은 접속'(한국어판 제목 '통제된 사회, 단절된 삶')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고 9일 오전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북한 정권이 휴대전화와 인터넷 등 통신에 대한 감시 강도를 높이면서 북한 주민들의 권리가 심하게 제약받고 있는 실태를 공개했다.

AI가 2009년 이후 탈북해 한국·일본에 거주하는 북한이탈주민 17명과 법률가·사회학자·비정부기구(NGO) 관계자 등 전문가 19명과 인터뷰해 발표한 이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내 휴대전화 가입자는 300만 명이 넘었지만 국영 이동통신사가 가입자들의 해외 통화를 차단하고 있다.

이 때문에 북한 주민 상당수가 해외에 살거나 북한을 탈출한 가족·지인과 통화를 하지 못해 생사조차 알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

북한 주민이 이들과 연락하려면 중국 접경지에서 거간꾼에게 거액의 수수료를 내고 통화하는 방법밖에 없다.

이들의 통화는 주로 외부에서 북한으로 송금한 돈이 제대로 전달됐는지 확인하기 위한 것이지만, 거간꾼은 이 때 송금액 1천 달러(약 121만원)를 기준으로 최소 30%의 수수료를 떼는 것으로 조사됐다.

통화가 성사되더라도 감청 우려 때문에 암호와 같은 용어로만 통화해야 하고 서로의 이름을 부를 수 없으며, 최근에는 이마저도 추적 때문에 15초∼1분씩 끊어서 통화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해외 통화를 하다 적발되면 반역죄 등이 적용돼 노동교화소에 수용되는 등 강력하게 처벌되며, 이를 피하려면 단속 요원들에게 뇌물을 줘야 한다고 AI는 전했다.

이런 위험에도 최근 중국에서 들어온 밀수품이 늘어나며 암시장에서 중국산 휴대전화와 심카드 거래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주민은 해외 통화 외 인터넷 사용도 북한 내 폐쇄형 네트워크에만 접속할 수 있고 전세계를 잇는 월드와이드웹(www) 접속은 외국인이나 소수의 선택받은 주민을 빼고는 불가능하다.

▲ 발언하는 베클란 국제앰네스티 동아시아 사무소장

9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주최로 열린 북한 내 휴대전화 사용 및 외부세계 정보 제한 실태 보고서 발표 기자회견에서 니콜라스 베클란 국제앰네스티 동아시아 사무소장(오른쪽)이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탈북자들은 이와 같은 통신 제한은 김정일 체제에서 김정은 체제로 전환하면서 강화됐다고 증언했다.

니콜라스 베클란 국제앰네스티 동아시아 사무소장은 국제앰네스티는 수십년 동안 북한의 인권 상황에 대해 조사를 벌여왔다고 소개하면서, 북한이 휴대전화를 이처럼 통제하는 이유에 대해 "휴대전화가 북한 내 회색경제(비공식 민간무역)를 지지하는 토대의 한 구성요소이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김정은 체제가 된 이후 북한 정부는 휴대전화를 통한 정보의 흐름이 증가하는 것을 정권의 위험요인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이는 "북한 주민들이 외부 세계에 대해, 외부 세계가 북한 내부 상황에 대해 잘 모르도록 함으로써 북한 체제가 유지된다는 인식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아놀드 팡 국제앰네스티 동아시아 조사관은 "북한 정권은 주민에 대한 절대적이고, 조직적인 통제를 유지하기 위해 해외 가족과 연락하려는 주민들의 휴대전화 통화를 차단하고 있다"며 "그러나 그 무엇도 가족, 친구와의 연락이라는 인간의 기본적 요구를 충족하기 위한 시도를 억압하는 것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은 적대국들에 의해 자신들이 세계에서 강제로 고립 당하고 있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만약 그것이 북한 정부의 인식이라면 북한은 오히려 주민들이 (고립 당하지 않도록) 외부 세계에 다가갈 수 있도록 (통신을) 자유롭게 해줘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국제앰네스티는 북한 정부가 자국민에게 인터넷과 휴대전화를 이용한 국제전화 서비스에 검열 없이 접속할 수 있도록 하라는 서명운동을 벌여 올해 6월30일까지 북한 정부에 전달하고, 이를 주제로한 영상물과 인터넷 게임을 만들어 배포하는 홍보 활동도 펼칠 예정이다.

또 각국 지부가 세계 45개 북한 대사관에 서한을 보내 북한 주민들이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도록 하라고 촉구할 방침이다.

▲ 북한 시내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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