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정 기자] 국내 보험사들이 운전자의 운전태도와 대중교통 실적을 자동차보험료 할인과 연계시키는 특약을 새로 도입하고 있다.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동부화재는 SK텔레콤과 협업해 운전습관에 따라 보험료를 차등 적용하는 'UBI 자동차보험'을 이달 중 내놓을 예정이라고 전해졌다.

이 상품은 SKT의 모바일 내비게이션인 T맵을 이용, 운전자가 얼마나 안전하게 운전하는지를 측정해 보험료에 반영한다.

▲ 보험업계들은 T맵 등 운전 관련 앱을 통해 가입자의 운전태도를 분석, 이를 차동차보험료 할이과 연계하는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다.

과속과 급가속, 급정지 등이 보험료 산정에 적용되는 주요 운전 패턴이다.

동부화재는 측정 결과에 따라 5%의 보험료 인하 혜택을 줄 방침이다.

흥국화재와 메리츠화재 역시 KT와 협약을 맺고 UBI 자동차보험을 개발하고 있다.

흥국화재와 메리츠화재가 개발하는 상품은 내비게이션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별도의 정보 수집장치(OBD)를 차량에 설치해 운전 습관을 측정하는 방식이다.

KB손해보험은 최초로 대중교통 이용금액에 따라 자동차보험료를 할인해주는 '대중교통할인특약'을 개발해 손해보험협회에 배타적 사용권을 신청했다.

이 특약은 대중교통을 이용한 실적을 보험료의 가격 결정 요인으로 적용한 국내 첫 사례로 주목된다.

기존에는 차종·사고경력·교통법규 위반·운전자 연령·운전자 범위 등이 자동차보험료 산정의 주요 요소였으나, 대중교통으로 그 범위를 넓힌 것이다.

KB손보는 가입자가 지하철, 버스, 시외버스 등에서 교통카드를 이용한 금액이 기준금액을 초과하면 금액별로 보험료를 차등 할인해줄 예정이다.

교통카드를 다른 사람이 이용하는 경우 등의 도덕적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가입대상은 피보험자 1명으로 한정하고, 가입자가 소유한 교통카드 1장에 대해서만 실적을 인정해준다.

KB손보는 KB국민카드, KB금융지주 등 KB금융 계열사들과 협력해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대중교통을 많이 이용할수록 사고 위험도가 낮은 특성이 있음을 확인하고, 가격을 차등화할 변수를 추출했다고 설명했다.

이 특약을 통해 차량을 보유했으나 출퇴근 등은 주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고객에게 실질적 혜택을 줄 수 있고, 정부의 대중교통 이용 활성화 대책에도 부합하는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KB손보는 기대하고 있다.

두 회사는 이르면 연내 출시를 목표로 각각 상품 개발을 위해 체험단을 모집하고 운행 정보를 분석하고 있다.

이런 상품들은 기존에 보험사들이 자동차보험료를 할인해주는 주요 제도이던 '마일리지 특약'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이다.

2011년 국내에 처음 도입된 마일리지 특약은 주행 거리가 짧을수록 사고가 날 확률이 적다는 점에 착안해 일정한 거리 미만으로 주행하면 보험료를 깎아 주는 제도다.

실제로 마일리지 특약은 손해율을 낮추는 효과를 보여 이제 '대세'로 자리 잡았다.

이제는 운전자의 운전 태도와 대중교통 이용 습관까지 분석해 보험료 산정에 반영하는 것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기술의 발달로 빅데이터를 활용하면서 새로운 형태의 특약이 나타나고 있다"며 "앞으로 자율주행 자동차의 등장 등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면서 새로운 보험상품도 더 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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