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김화영 특파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7일(현지시간) 북한의 장거리 로켓(미사일) 발사를 강력히 규탄하는 의장 성명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안보리는 성명에서 북한의 이번 도발에 상응하는 '중대한 조치(significant measures)'를 이른 시일 안에 채택하기로 했다.

안보리 안에서는 지금까지의 대북 무기 관련 제재만으로는 북한의 도발 억제가 한계가 있다고 보고, 이를 훨씬 뛰어넘는 수위의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보리는 이날 오전 11시(한국시간 8일 오전 1시)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소집한 긴급회의 후 발표한 의장성명에서 "북한의 이런 위험하고 심각한 안보리 결의 위반에 대응해 중대한 제재 내용이 담긴 새 대북제재 결의안을 신속하게 채택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성명은 북한의 우방인 중국도 지지했다.

안보리는 북한이 비록 위성 또는 우주발사체로 규정했지만, 이번 발사는 명백히 핵무기 운반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한 탄도미사일 기술을 활용한 것이며, 이는 4차례의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것이라고 규정했다.

안보리 2월 의장국인 베네수엘라의 라파엘 다리오 라미레스 카레로 대사는 회의 후 브리핑에서 "북한의 이번 (로켓) 발사는 안보리 결의에 대한 중대한 위반"이라면서 "안보리 이사국들은 이번 발사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4차 핵실험 후 안보리가 북한의 추가 도발에 '중대한 조치'를 취하기로 한 점을 상기시키면서 "안보리 회원국들은 신속하게 그 같은 제재를 채택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는 아울러 "회원국들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평화적인 외교적·정치적 해법 마련 노력이 계속돼야 한다는 의지도 표명했다"고 말했다.

서맨사 파워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우리는 안보리가 중대한 결과(대북제재)를 부과하도록 할 것"이라면서 "북한의 최근 위반행위는 우리의 더욱 단호한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준 유엔 주재 한국대표부 대사는 "북한의 4차 핵실험 후 진행돼온 제재 결의안을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더 강한 내용으로 만들어야 한다는데 의견의 일치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오 대사는 "기존의 안보리 대북 제재는 주로 무기개발을 저지하기 위한 무기 관련 직접 제재"라면서 "그것으로 북한 무기개발을 저지하지 못한 게 분명한 만큼 이제는 무기 관련을 벗어나, 그것을 넘어가는 강력한 제재가 나올 때라는 게 안보리 다수 국가의 생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 주민의 생활에 영향을 주는 (제재는) 곤란하다"는 입장이어서 절충이 이뤄질 가능성도 예상된다.

또 북한의 잇단 도발에 대한 심각성으로 볼 때 새 안보리 결의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편, 안보리 긴급회의는 의장국이나 이사국의 요구가 있으면 언제든 소집되며, 이사국이 아닌 유엔 회원국도 국제 평화와 안전을 위협할 중대한 사안이라고 판단되면 소집을 요구할 수 있다.

저작권자 © 뉴스파인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