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김영만 기자) 북한 내부에서 이른바 '국내파'와 '해외파'로 분류되는 권력 계층 간에 치열한 암투가 벌어지고 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2일 북한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한 북한 소식통은 RFA에 "김정은의 골수 충성분자로 자처하는 노동당 조직부와 국가안전보위부 요원들이 대외 업무를 보는 당이나, 군, 외무성 일꾼들을 밀착 감시하면서 처벌하고 있어 분위기가 살벌하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김정은 체제 이후 잦아진 고위층 숙청과 처벌 때문에 간부들 사이에 (파벌이) 회자되고 있다"며 "국내파는 당 조직지도부와 안전보위부 등 감시 조직이고, 해외파는 당 통일전선부와 외무성 등 대외업무 종사자들"이라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국내파가 해외파의 사업권과 인사권을 쥐고 있기 때문에 항상 '갑'의 위치에서 해외파를 감시하고 비위가 적발되면 처벌한다면서 해외파는 물질적 풍요를 누릴 수 있지만, 정치적 생명이 짧은 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당과 안전보위부가 해외파 요원들로부터 외국에서 돌아오면 '밖에 나가 본 것을 절대 말하지 말라'는 서약을 받고 있다면서 해외파는 가족과 친척의 언행에 신경을 써야 하는 압박감에 시달리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편, 제3국에 머무르는 다른 북한 소식통은 김양건 북한 노동당 비서 겸 통일전선부장의 사망에 의혹을 제기했다고 RFA는 전했다.

이 소식통은 "김양건도 세련된 대남일꾼이었지만, 핵실험을 둘러싸고 국내파와의 갈등 과정에 희생양이 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양건은 지난 30년 이상 대남 대외 업무에 종사하면서 남한도 여러 번 방문해 누구보다 외부 사회에 대해 많이 알고 있기 때문에 제거 대상이 될 수 있었다"면서 "단지 김양건이 그 시점을 미리 알아채지 못한 것 뿐"이라고 말했다고 RFA는 전했다.

앞서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김양건 노동당 비서가 지난해 12월 29일 교통사고로 사망했다고 같은 달 30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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