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김호준 기자) 미국이 북한의 제4차 핵실험에 따른 상응 조치로 10일 핵심 전략무기인 'B-52' 장거리 폭격기를 한반도에 긴급 출동시킨 데 이어 다음 달 핵 추진 항공모함을 한반도에 전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응한 '위력 시위' 차원에서 미군 전략자산을 단계적으로 한반도로 전개한다는 구상에 따라 핵 항모를 한미 연합 군사훈련에 투입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과 미국군은 애초 다음 달 하순 시작되는 한미 연합 지휘소훈련(CPX)인 키 리졸브(KR) 연습이 끝나고 오는 3월 시작되는 야외기동훈련(FTX)인 독수리연습(FE) 때 한미 연합 해상훈련을 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북한의 이번 4차 핵실험을 계기로 한미 연합 해상훈련 시기를 앞당기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정은 정권에 대해 확실한 경고 메시지를 던지는 차원에서 핵 항모를 이번 한미 연합 해상훈련에 참여시킬 공산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 美 주요 전략자산(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CG) <<연합뉴스TV 제공>>

한반도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배치된 미군의 핵 추진 항공모함은 로널드레이건호로, 주일 미 해군 요코스카(橫須賀)기지(가나가와현)에 정박해 있다.

따라서 지난해부터 기존 핵 항모인 조지워싱턴호를 대체하는 미 7함대의 핵심 전력으로 투입된 최신예 핵 항모 로널드레이건호가 다음 달에 한반도로 출동할 유력 후보로 꼽힌다.

'떠다니는 군사기지'로 불리는 로널드 레이건호는 배수량이 10만2천t으로, 항공기 80여대를 탑재하고 승조원은 약 5천400명에 달한다. 길이는 333m, 최대 속력은 시속 56㎞다.

과거 조지워싱턴호(9만7천t)도 연간 1~2회 한반도 인근 해상에서 실시되는 한미 연합 해상훈련에 참여한 바 있다. 조지워싱턴호는 특히 북한의 국지도발이나 핵실험, 장거리 로켓 발사 등으로 한반도에 안보위기가 조성될 때마다 무력시위용으로 투입된 '단골손님'이었다.

핵 항모 이외에 한반도에 추가로 전개될 가능성이 있는 미군 전략자산으로는 B-2 스텔스 폭격기와 F-22 스텔스 전투기, 핵추진 잠수함 등이 거론된다.

북한이 두려워하는 미군 전략자산의 단계적 투입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미국이 동맹국인 한국에 확장억제 수단을 제공한다는 의지를 보여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테런스 오샤너시 미군 7공군사령관(중장)도 이날 B-52가 오산기지를 통과할 때 발표한 성명을 통해 "미국의 대한민국 방어 및 한반도 안정 유지를 위한 헌신은 굳건하며, 재래식 전력 및 핵우산을 통한 확장억제를 포함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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