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김귀근 기자) 8일 정오를 기해 군사분계선(MDL) 일대에 설치된 대북 확성기 방송의 전면 재개를 앞두고 군에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북한의 도발에 대비해 확성기 방송시설이 설치된 최전방 11곳의 지역에는 이미 최고경계태세(A급)가 발령되어 있고 대북 경계·감시·타격 무기가 속속 보강되고 있다.

군은 북한군이 확성기 방송시설을 공격하면 북한군보다 3~4배의 화력을 쏟아부어 응징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북한군이 첫 도발을 감행한 후 추가 도발의지를 꺾지 않고 재차 공격해 온다면 '필요한 만큼 충분히' 화력으로 응징한다는 방침이다.

군의 한 관계자는 "북한의 핵실험에 대한 응징 차원에서 확성기 방송 재개가 결정된 만큼 심리전 방송 작전에 빈틈이 없도록 할 것"이라며 "만약 북한군이 확성기 방송시설이나 인근 지역에 포격도발을 감행한다면 필요한 만큼 처절하게 응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확성기 설치지역에는 폐쇄회로(CC)TV와 적외선감시장비가 장착된 무인정찰기, 토우 대전차미사일, 대공방어무기 비호, 대포병탐지레이더(AN/TPQ-36) 등이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K-4 고속유탄기관총, K-3 기관총, 90㎜ 무반동총 등도 즉각 응징 태세를 갖추고 있다.

군은 북한이 확성기 방송 시설에 조준사격을 가하면 유엔헌장에 따른 자위권 차원에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유엔헌장은 자위권을 유엔 회원국의 고유한 권리로 인정하고 있다.

유엔헌장 51조는 "회원국에 대해 무력공격이 발생한 경우 유엔의 어떠한 규정도 개별적 또는 집단적 자위의 고유한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확성기 방송시설을 조준타격한다면 우리 군은 자위권 차원에서 가차없이 보복 응징할 것"이라고 말했다.

군은 고정식 확성기 방송을 트는 지역 중 심리전 효과가 충분하지 못한 곳이 있으면 즉각 최신형 이동식 확성기 6대도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형 확성기는 기존 고정식 확성기보다 10km 이상 더 먼 거리까지 음향을 보낼 수 있다. 차량에 탑재되어 기동성이 있기 때문에 북한군 타격을 피해가며 방송을 내보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와 함께 군은 대북 확성기 방송 외에도 과거 철거했던 전광판을 다시 설치해 가동하는 방안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음향뿐 아니라 영상을 동원해 대북 심리전을 확대한다는 것이다.

대북 전광판의 경우 10여㎞ 떨어진 곳에서도 볼 수 있지만, 장애물이 없는 곳에서 전광판으로 시선을 향해야만 볼 수 있어 무차별적으로 전파되는 음향보다는 효과가 작다는 지적도 있다.

군의 한 관계자는 "MDL 지역에서 북한군의 특이동향은 아직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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