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고은지 기자) 재외 독립운동가 14명이 민족대회 소집을 촉구한 '대동단결선언문서'와 한국 기독교 대표 11명이 세계 기독교인의 지원을 호소한 '대한국야소교회 대표자 선언문'이 문화재로 등록됐다.

8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등록문화재 제652호 대동단결선언문서는 재외 독립운동가 14명이 통합적인 조직을 만들려는 뜻을 가지고 민족대회를 소집하고자 1917년 7월 국내외 민족 운동가들에게 보낸 한글과 한문으로 된 문서다.

독립기념관이 1985년께 도산 안창호 선생의 딸인 안수산 씨로부터 기증받아 소장하고 있다.

문서에서 이들은 1910년 순종의 주권 포기는 국민에 대한 주권 양도라는 '국민주권론'을 정립했다. 그리고 일본이 국토를 강점한 상황에선 재외 동포가 주권을 행사해야 하므로 민족대회를 개최해 임시정부를 수립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런 점에서 대동단결선언문서는 일본에 대한 투쟁보다는 국민주권을 행사하기 위해 독립운동 세력의 대동단결과 임시정부 수립을 촉구하는 선언서적 의미가 강하다.

또 1917년까지 다양하게 전개되던 독립운동의 이론을 결집했다는 점에서도 가치가 있다.

등록문화재 제653호 대한국야소교회 대표자 선언문은 1919년 5월 1일 손정도 목사 등 한국 기독교계 대표 11명이 '만국 예수 교우에게'(Appeal to the Cristian World)라는 제목의 한글 편지를 작성한 뒤 영문으로 번역한 호소문이다.

호소문은 당시 일제의 능욕과 악행을 폭로하고 이런 만행이 계속되지 않도록 세계 기독교인의 지지와 지원을 당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1904년 세브란스 병원을 설립을 주도한 올리버 애비슨 박사의 증손녀인 쉴라 호린이 올해 기증해 연세대 의과대 동은의학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다.

문화재청은 이들 두 건을 문화재로 등록하면서 '고종황제 하사 족자'를 문화재로 등록 예고했다.

19세기 말 대한제국이 고종의 주치의였던 애비슨에게 하사한 족자다.

애비슨은 1893년 8월 말 서울에 도착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고종의 피부병을 치료한 인연으로 주치의가 됐으며 이후 10년간 왕실의 주치의로 활동했다.

족자 오른쪽과 가운데 쓴 글 인근에 각각 '의비신 대인 각하', '투량뎨요뎨시무함'과 같은 한글 음을 작은 글자로 적어놨다.

또 족자 아랫부분에는 '됴흔 약을 가지고 잘 쓰는 법은 팔천삼백팔십 여년 젼에 요라는 황뎨ㅼㅐ에 텬하에 뎨일 되는 무함이라는 의원과 갓도다'라는 국역분을 써놓았다.

이는 한자에 익숙지 않은 서양인을 배려해 적은 것으로 보인다.

족자는 30일간 등록 예고 기간 의견을 수렴하고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문화재로 등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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