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전경웅 기자) 지난 3일 북한 선전매체들은 김정은의 지시로 건설한 평양 미래과학자 거리 준공식 소식을 일제히 보도했다.

北선전매체들은 이날 준공식에 박봉주 내각 총리, 최태복 노동당 비서, 박영식 인민무력부장 등이 거리 건설에 참여한 군인, 건설인부 등이 참석했다고 전했다.

박봉주는 준공식 연설에서 “김정은의 호소를 심장에 쪼아박고 당의 중심에 굳게 뭉친 일심단결의 위력으로 사회주의 경제강국, 문명국 건설에서 시대를 진감시키는 대비약, 대혁신을 끊임없이 일으키자”고 말했다.

北선전매체들에 따르면 ‘미래과학자 거리’라는 이름은 김정은이 직접 지었다고 한다.

北선전매체들은 평양 ‘미래과학자 거리’에는 500여 세대가 입주할 53층 높이의 초고층 아파트 등 19개 동 2,500여 세대의 주택 단지와 함께 탁아소, 유치원, 상점, 4D 영화관 등 현대적인 시설물이 들어섰다고 자랑했다.

평양 미래과학자 거리의 위치 또한 대동강변에 위치해 있어 전망이 매우 좋다고 떠들었다.

한국 언론들이 전한 北선전매체들의 보도 영상을 봐도 깨끗한 거리와 깔끔한 아파트 외관 등이 멋져 보인다. 하지만 한국 사람들에게 이곳의 초고층 아파트의 53층 팬트 하우스를 그냥 주면서 살라고 하면 90% 이상은 거절할 듯하다. 이유는 바로 평양의 실생활 사정 때문이다. 

북한의 전력난은 심각한 수준이다. 평양도 예외가 아니다. 김씨 일가와 관련된 조형물이나 노동당 주요 시설이 아니면 전력을 제한 공급한다. 주민들이 거주하는 아파트에는 전기가 안 들어와 엘리베이터는 사용할 수가 없다.

한국처럼 ‘도시가스’나 등유 등을 사용할 수가 없기 때문에 겨울철에 온수를 사용하는 것도 언감생심이다.

더욱 힘든 점은 상수도 공급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일 년 내내 물을 길러 다녀야 한다는 점이다. 가족들이 사용할 수돗물을 길어 53층까지 오르내릴 수 있는 한국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이런 평양에서 53층 아파트의 ‘팬트하우스’에 사는 것은 한국과 달리 ‘지옥 체험’이 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김정은이 과시용으로 지은 평양 미래과학자 거리의 문제는 또 있다. 이는 김정은이 집권 후 벌인 대규모 토목 건설과도 관련이 있다. 

김정은은 최근 1년 사이에 60여 건의 대형 건설 사업을 지시했다. 여기에다 ‘속도전’까지 지시해 인민군과 노동당은 북한에 있는 모든 건축자재를 총동원해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전시 비축용 건축자재까지 모두 동 났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정은의 이런 대형 건설 사업에 대한 집착은, 마치 김정일이 자신의 업적을 과시하기 위해 무리하게 경공업 발전을 추진하다 ‘고난의 행군’을 맞이한 것과 비슷하게 보인다. 김정은 체제가 ‘무리한 건설 사업’ 때문에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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