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지난 2012년 4월 평양에서 열린 북한 노동당 4차 대표자회 참가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대표증을 들어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연합뉴스=목용재 기자) 북한이 2016년 5월에 제7차 당 대회를 개최할 것이라고 밝혔다. 36년만에 첫 개최이고, 김정일 국방위원장 집권 시기 단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았던 당 대회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체제에 들어서면서 개최되는 셈이 된다.

지난 2010년과 2012년, 북한 당국은 ‘임시 당대회’격인 ‘당 대표자 회의’를 통해 당의 주요 방침을 결정한 바 있다. 김정은의 데뷔무대도 지난 2010년 9월 개최된 ‘당 대표자 회의’로 당시 김정은은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으로 등장했다.

북한이 ‘당 대표자 회의’가 아닌 대규모의 노동당원들이 참석하는 당 대회를 개최한다는 것은 그만큼 김정은이 국정운영에 자신감이 붙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30일 “주체혁명위업 사회주의 강성국가 건설위업 수행에서 세기적인 변혁이 일어나고 있는 우리 당과 혁명발전의 요구를 반영, 조선 노동자 제7차 대회를 주체 105년(내년) 5월초에 소집할 것”이라고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의 입장을 전했다.

당 중앙위 정치국은 결정서를 통해 “김정은 동지의 영도에 따라 우리 당을 김일성·김정일 동지의 당으로 강화 발전시키고 그 영도적 역할을 높여 주체혁명 위업의 최후 승리를 앞당겨 나가야 할 혁명 임무가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당 대회는 당중앙위원회의 명의로 소집되며 소집날짜는 여섯 달 전에 발표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당 대회는 1946년 8월 28일 처음으로 개최돼 현재까지 여섯 차례 열렸다. 가장 최근에 열렸던 지난 1980년 10월 10일 개최된 제6차 당대회에서는 김정일을 당 대회 집행위원회 29명 중 서열 5위로 선출하면서 김정일의 후계지위를 공식화하기도 했다.

북한 노동당 규약에 따르면 당 대회는 △당중앙위원회와 당중앙검사위원회의 사업 총화 △당의 강령과 규약을 채택 또는 수정보충 △당의 노선과 정책, 전략전술의 기본문제 토의 결정 △당 총비서 추대 △당중앙위원회와 당중앙검사위원회 선거 등의 역할을 수행한다. 

북한 당국이 당 대회 개최를 위해서는 많은 예산이 필요하기 때문에 중국 및 한국과의 관계개선 및 경제교류 활성화 등에 적극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와 함께 내부적으로 북한 주민들을 각 경제, 생산 분야 등의 증산을 요구할 것으로도 전망된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북한은 경제가 침체된 상태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에 당 대회보다는 상대적으로 역할이 제한된 당 대표자회의를 개최했었다”면서 “북한은 앞으로 내년 5월의 당대회를 ‘축제’ 분위기 속에 개최하기 위해 대내적으로는 주민들을 경제건설에 동원하고 각분야에서 증산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정 실장은 “제7차 당대회 개최에 필요한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중국 및 한국과의 관계개선 및 경제교류협력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김정은의 친동생인 김여정의 공식 데뷔와 당 지도부 세대교체도 점쳐지는 상황이다.

정 실장은 “당 대회 개최를 통해 노동당 지도부의 전면적인 쇄신과 세대교체를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그의 여동생 김여정과 젊은 측근 엘리트들의 전면배치로 당에 대한 김정은의 장악력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북한의 당 대회 개최 예고와 관련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을 통해 “북한이 36년 만에 당 대회를 개최하는 점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아마도 북한의 내부 사정과 대회 관계 등이 종합적으로 검토되어서 결정된 사안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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