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영변핵시설 ⓒ38노스 공개사진 캡처

(연합뉴스=전경웅 기자) 북한이 지난 14일 ‘인공위성’을 이야기하며,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준비하고 있다는 뜻을 밝힌 데 이어 15일에는 핵실험을 하려는 듯 한 이야기를 꺼냈다.

北선전매체 ‘조선중앙통신’은 15일 북한원자력연구원 원장과 인터뷰를 가졌다.

북한원자력연구원 원장은 “미국과 적대 세력들이 무분별한 공화국 적대시 정책에 계속 매달리면서 못되게 나온다면 언제든지 핵뢰성(核雷聲)으로 대답할 만단의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북한원자력연구원 원장은 “지난 2013년 4월 당시 우리의 원자력 총국 대변인이 밝힌 바와 같이 역사적인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제시된 경제 건설과 핵무력 건설이라는 병진노선에 따라 우라늄 농축공장을 비롯한 영변의 모든 핵시설들과 5MW 흑연감속로의 용도가 조절변경 및 재정비돼 정상가동을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북한원자력연구원 원장은 미국을 비난하기도 했다. 그는 “그동안 우리를 핵보유에로 떠민 미국의 시대착오적인 대조선 적대시 정책은 조금도 달라진 것이 없으며 오히려 우리의 제도전복을 내놓고 추구하는 보다 노골적이고 비열한 수법들로 심화되고 있다”며 북한의 핵무기 개발은 자위적 조치라는 예의 주장을 반복하기도 했다.

북한원자력연구원 원장은 또한 “우리 원자력 부문의 과학자, 기술자들과 노동계급은 조성된 정세의 요구에 맞게 각종 핵무기들의 질량적 수준을 끊임없이 높여 핵 억제력의 신뢰성을 백방으로 담보하기 위한 연구와 생산에서 연일 혁신을 창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원자력연구원 원장의 이 같은 발언이 국내에 전해지자, 언론들은 “북한이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음을 시사했다”고 전하고 있다.

‘핵뢰성’이라는 단어가 2013년 2월 북한이 실시한 3차 핵실험 당시 최룡해가 ‘자주의 핵뢰성을 장쾌하게 울렸다’고 표현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북한이 핵실험을 한다면 언제가 될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그들의 주장대로 영변 핵시설을 전면 재가동하기 시작했다 해도, 우라늄 농축이나 플루토늄 추출에 걸리는 시간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14일 ‘인공위성 발사’ 발언에 이어 15일에는 ‘핵실험’을 시사하는 발언까지 한 것을 두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특히 10월 20일부터 26일까지 금강산에서 열리는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무산될까 염려하는 목소리들이 많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오는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0주년을 맞아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하고, 연이어 핵실험을 하는 등 한반도 긴장국면을 조성하는 한편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는 예정대로 치르는 식으로 ‘통남봉미(通南封美)’식 태도를 보이며 남남 갈등을 부추기려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하고 있다.

과거에는 북한의 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 발사가 한반도와 그 주변에 한정된 문제였으나 이제는 국제사회의 관심거리가 된 가운데 오히려 북한의 도발에 무덤덤해진 한국 사회의 정서를 역이용하려 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을 실시하기 전에, 인공위성을 활용해 북한 상황을 평가하는 해외의 북한전문매체들에 의해 그 움직임 가운데 상당 부분이 미리 알려질 것으로 보이기에 과거와 같은 ‘깜짝쇼’는 어려울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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