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명 칼럼] 방송통신위원회가 KBS 이사 추천, MBC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선임을 위한 안건 의결을 곧 마치고 공영방송의 새로운 이사진 구성을 완료한다. 야당과 언론노조, 좌파단체들이 반발하는 인물 대부분이 아마도 이사로 선임될 것이다. 반대 이유가 일고의 가치도 없는 엉터리이기 때문이다. 이인호 이사장은 이승만 왜곡보도와 관련한 이사회 소집을 반대 이유로 들었다. 고영주 감사는 2013 MBC 특별대담 ‘마유미의 삶, 김현희의 고백’을 방영하도록 했던 의혹의 당사자라고 주장한다. 김원배 이사는 정수장학생 출신 친박 인사라 안 된단다. 또 누구는 뉴라이트 출신이라서 안 되고 누구는 극우이라 안 되며 누구는 일베의 글을 퍼 날랐기 때문에 절대로 이사가 돼선 안 된다고 한다. 한마디로 보수우파의 이념과 개인의 표현의 자유를 문제 삼은 것이다. 멀쩡한 우익 인사들을 극우로 패는 이런 기준이라면 민언련, 민변, 한겨레신문과 같은 극좌 출신에 평소에도 온갖 매체에 반대한민국적이고 이념편향적인 글을 쓰거나 발언하는 야권 추천 인사들이야말로 공영방송 이사가 되어선 절대 안 되는 일이다. 

MBC언론노조의 직무유기와 삽질

특히 공영방송사 언론노조는 이번에도 반대성명을 잊지 않았다. 그 중에서 MBC언론노조가 발표한 내용을 보면 황당하기 짝이 없다. 방문진 이사에 세 번째로 지원한 사람을 두고는 방문진을 떠나겠다는 사람에 짱돌을 던지는 그 오지랖은 대단하기까지 하다. MBC를 망친 원흉이 김재철 전 사장이라고 비판했는데, 그 김재철 체제를 만든 방문진 핵심 인사가 누군가. 김광동 이사 아닌가. 그러면 3연임 하려는 김광동 이사를 비판하는 게 상식 아닌가. 그런데 노조는 MBC를 떠나겠다는 차기환 이사 뒤통수에 대고 ‘이 사람은 일베에 글을 퍼나르는 인물이라 KBS 이사가 되어선 안 된다’고 비난한다. 이게 과연 상식적인 모습인가. 허공에 대고 삽질을 해도 이런 삽질이 없다. 김광동 이사가 그래도 김재철 퇴출에 앞장섰으니 봐준다는 뜻인지, 그동안 우파단체의 개혁 요구를 막아온 인물이라는 걸 뒤늦게 알아 그런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코미디도 이런 코미디가 없다.

안광한 사장 체제 아래에서 지난 파업 보복과 탄압 때문에 못살겠다고 아우성인 MBC언론노조가 정작 남의 회사 이사로 가겠다는 사람 뒷다리나 붙잡고 있는 꼴을 도대체 어느 누가 쉽게 이해할 수 있을까. 노조가 성명을 내고 시위를 하고 비판할 부분은 주제넘게 남의 회사 이사 선임 문제에 끼어드는 게 아니라 자기회사 부조리고 이사와 경영진의 문제다. 그리고 비판 논리도 언론노조 진영의 논리가 아닌 일반 직원들과 국민의 시각에서 나온 것이어야 공감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노조는 과연 그런가. 지금도 노조가 경영진을 비판하는 경우는 대부분 2012년 파업과 관련짓는 것들이다. 노사간 소송 법원 판결이나, 언론노조원에 대한 징계, 비제작부서이동, 지난 파업 주역들인 전 집행부 인사들, 해고자들 문제 이런 것 외에는 순수하게 회사를 걱정하거나 경영진을 비판한 것을 필자는 거의 본 적이 없다. 모든 비판이 언론노조세력으로서 각을 세운 것들뿐이다. 매사 진영논리, 이념논리, ‘타도하자 극우세력’ 보복이 억울하다 이 난리니 MBC언론노조 주장에 귀를 기울이고 공감하는 국민이 얼마나 되겠나.

MBC 김광동 선호 적나라한 역학관계 증명할 것

필자는 MBC언론노조의 이런 기계적이고 안일한 이분법적 태도야말로 지금 일부 경영진의 전횡 문제나 일방적 경영, 방문진 일부 이사들과의 유착의혹을 키운 주범이라고 판단한다. 언론노조 자신들이 탄압받고 있다는 주장도 노조의 이런 태도들이 스스로 만든 것이라고 생각한다. 노조가 매사 비판과 문제를 제기하는 틀이 이 모양이니 MBC 일부 경영진의 안하무인, 일방적 경영의 문제도 엉뚱하게 진영의 문제, 이념의 문제로 가려지는 것이다. MBC 언론노조는 김광동 이사와 백종문 본부장과의 관계를 몰랐을까. 좌우 가릴 것 없이 직원들이 일부 경영진에 대해 불만이 하늘을 찌른다는 것을 몰랐을까. 일부 측근과 임원이 안광한 사장의 눈을 가리고 있다고 직원들이 신랄하게 비판하는 현실을 모르고 있을까. 아닐 것이다. 다만 그런 문제는 언론노조의 정책과 이념 실현, 이익만이 지상최대의 목표인 MBC언론노조에겐 별 문제가 아니었을 것이다. MBC가 노조 주장대로 망해간다면 그건, 8할이 노조 탓이다.

겉으로 드러난 일부만 보고 현재 MBC가 정상화됐다고 얘기하는 것은 수박색이 초록색이라는 얘기와 똑같다. 속살이 어떤 색인지 속에서 익고 있는지 썩어가고 있는지 내부 사정은 모르고 하는 얘기다. MBC 현 경영진은 엄밀히 말하면 김재철 전 사장 체제를 이어받은 수혜 속에서 안락하게 영위하고 있을 뿐이다. 그리고는 좌우를 가리지 않고 직원들에 혹독한 채찍만 휘두르고 있을 뿐이다. 이런 태도는 좌우이념의 문제가 아니라 기득권 지키기에 불과하다. 이런 경영진이 김광동 이사 9년 연임을 원한다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경영진이 유독 김광동 이사를 좋아하는 그 역학관계가 MBC 내에는 분명 존재한다. 차기 사장 선임에 들어갈 때가 되면 아마도 대단히 볼만한 광경이 벌어질 것이다. 필자는 앞으로 칼럼을 통해 그 역학관계 부분에 대해 사실을 근거로 증명하고 지적할 작정이다. 현 경영진이 추구하는 바가 무엇인지 신랄하게 그 진면목을 파헤칠 것이다.

미디어그룹내일 공동대표·미디어워치 온라인편집장 박한명

저작권자 © 뉴스파인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