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파인더 박필선 기자]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로 군 당국이 11년만에 대북방송 심리전을 재개한 가운데, 팀원들의 침착한 대응과 전우애가 인터뷰를 통해 생생하게 전해지고 있다. 특히, 국군 고양병원에서 치료 중인 김정원(23) 하사와 하재헌(21) 하사의 발언이 전해지면서 국민을 감동시키고 있다.

김 하사는 이번 지뢰폭발사고에서 뜨거운 전우애를 보여줘 많은 미담을 만들어냈다. 김하사는 사고 당시, 본인도 부상을 당했지만 두 다리를 잃고 출혈이 심한 하 하사에게 “정신 차려라”라고 계속 말했다.

사고 직후 수술 마취에서 깨어나서도 주변 사람들에게 가장 먼저 “하 하사는 괜찮냐”고 물은 것으로 알려져 잔잔한 감동을 전하고 있다.

특전사 출신인 김 하사는 부대에서 리더십을 인정받는 간부였다. 지난 3월에는 대대 작전·교육훈련 유공 표창을 받기도 했다.

김 하사는 문병차 온 문재인 대표에게 “(북한에 대한) 강경 대응이라고 하는데, 그래도 직접적으로 강경하게 하는 것은 북한의 의도에 넘어가는 것 아닌가 한다”라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 최윤희 합참의장과 커티스 스캐퍼로티 한미연합사령관이 12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중환자실을 찾아 비무장지대(DMZ)내에서 북한이 설치한 것으로 추정되는 목함지뢰 폭발로 부상한 김정원 하사를 위로 방문하고 있다. 2015.8.12 << 합참 제공 >>

평소 가족에게 “최전방에서 우리 가족을 지키는 수색대대가 최고 부대”라고 말했다는 하 하사는 지난 7일 그를 찾은 한민구 국방장관에게 “빨리 부상을 치료해 현역으로 복귀하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두 다리를 잃은 하 하사는 병실 벽에 전투복 상의를 걸어 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하사와 하 하사가 속한 수색 정찰팀(팀장 정교성 중사)의 전우애도 뜨겁다.

국군고양병원에서 이번 사고의 심리적 후유증 치료 중인 문시준(24) 소위, 팀장 정교성(27) 중사, K3 기관총 사수 박준호(22) 상병 등 3명은 11일 언론과의 인터뷰 자리를 가졌다.

육군 3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임관한 문 소위는 이 자리에서 “다시 그곳으로 가서 적 소초(GP)를 부숴버리고 싶은 마음뿐이다”며, “아군이 느낀 고통의 수만 배를 갚아주고 싶은 마음밖에 없다. 기회만 기다리고 있다”고 말해 우리 국민의 분노를 대변했다.

▲ 지난 4일 비무장지대(DMZ) 지뢰폭발 사고 당시 작전에 참가한 장병들이 11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국군고양병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정 중사는 하 하사가 처음 지뢰를 밟아 폭발이 발생했을 때, 검은 연기가 자욱한 폭발 지점으로 주저 없이 뛰어들었다. 정 중사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뛰어들어간 것은 그냥 가야만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국방부는 북한 목함지뢰로 중상을 입은 하사 2명이 계속 군대에서 근무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본인이 군 복무를 계속 희망할 경우 그에 맞게 최대한 보직을 배려하겠다는 방침이다.

한민구 장관은 또한, “(이 사건을 계기로)우리 군이 위축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대북 확성기 방송을 통한 심리전을 재개사실을 알렸다.

우리 군은 이와 함께, DMZ 내 수색 정찰작전을 공세적으로 변화한다. 지금까지 DMZ 내 군사분계선을 넘어오면 경고방송과 경고사격의 과정을 거쳤지만, 이제는 곧 ‘조준사격’으로 바뀌게 된다. 수색 장소와 시간을 불규칙적으로 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도발에 대응한 '혹독한 대가' 방안에 대해서는 “대북전단 살포 재개 등 다양한 수단과 방법을 대안으로 올려놓고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국방부의 이같은 대응방침에 “매우 슬기로운 처사”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신 대표는 “두 가지 시나리오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는 우리가 대응을 하지 않을 경우, 대응 여부에 의한 남남갈등이다. 둘째는 우리가 무력대응 시 우리 정부의 시나리오 의혹 제기에 의한 남남갈등이다. 우리는 미끼를 물지 않았고, 오히려 ‘대북 심리전’이라는 미끼를 북측에 던진 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북측이 대북방송 지점을 조준타격하면 그것이 바로 ‘스모킹건’이 될 것이며, 그렇지 않다면 우리측에 큰 것을 내어주고 심리전을 중지시켜야만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북한은 이번 도발로 아무것도 얻은 것이 없다”고 북측이 이번 도발로 얻을 것이 없음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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