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파인더 박필선 기자] 복잡한 순환출자구조를 이루며 ‘법’에 따라 경영권을 승계하는 재벌의 모습이 최근 연이어 언론에 보도됐다. ‘삼성물산-엘리엇’ ‘신동주-신동빈’의 대립구도로 요약되는 일련의 사태를 전하는 매체들은 기업의 미래와 한국경제에의 영향 혹은 정부 정책과의 상관관계 등을 살펴보지 않고, 다만 대립구도의 흐름과 승자와 패자라는 경주마식 보도에 열중하고 있다.

보도들마다 왜 이런 소식들이 메인뉴스 인가를 되묻는 댓글도 상당수 발견된다. 하지만, 야당측은 이러한 여론의 피로감을 ‘반재벌정서’로 해석해 재벌 구조조정을 외치고 나서기까지 했다. 노사정위원회를 무시하고 새로운 타협기구 구성을 주장하더니, 경제민주화를 위한 재벌개혁을 올 하반기 노동개혁과 함께 진행해야 한다면서 19대 국회의원 임기 만료일까지 끌고 갈 태세다.

소셜분석플랫폼 티버즈를 통해 지난 2개월간 ‘재벌’이 SNS에서 언급된 횟수(이하 버즈량)를 살펴보면, 총 126,648(블로그 5,655 / 페이스북 254 / 트위터 120,739)회로 집계됐다.

전체 감정점유율을 보면, 긍정과 부정이 각각 49:51의 비율을 보여, 긍정 혹은 부정 카테고리에 포함된 단어들이 ‘재벌’과 함께 골고루 사용된 것을 알 수 있다.

버즈그래프 상에서는 ‘재벌’ 언급량의 등락 폭이 일정하게 유지되다가 지난 6월 25일(9,474)과 7월3일(9,143)에 9천회를 넘으면서 급상승했다. 모 아이돌그룹 멤버의 사진과 함께 ‘재벌집 아들’ 혹은 ‘재벌 2세’ 등의 단어가 함께 언급된 것으로 조사됐다.

 
▲ 지난 2개월(6/6~8/5)까지 SNS에서 '재벌'이 언급된 횟수는 총 126,648(블로그 5,655 / 페이스북 254 / 트위터 120,739)로, 모 아이돌그룹의 사진과 함께 언급된 경우를 제외하면 최근에 버즈량이 높게 기록됐다.

 

▲ SNS 상에서 '재벌'과 함께 언급된 단어들 중 긍정과 부정에 속하는 단어들이 골고루 사용됐다.

이를 제외하면, 8월 4일과 5일에 높은 수치를 보였는데, ‘롯데그룹의 순환출자구조’와 ‘새정치민주연합의 경제민주화’ ‘광복절 경제인사면’과 같은 뉴스들이 한꺼번에 보도되면서 해당 기사들의 리트윗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관찰됐다.

‘재벌’을 언급하며 SNS로 반감을 드러낸 의견으로는 “한국 5대 재벌 총수의 장남으로 태어나서 그동안 수십년간 엄청난 돈을 한국소비자로 부터 벌어가면서도 한국말은 한 마디도 못한다? 물론 군대도 안갔고, 한국인으로서의 의무는 아무것도 한게 없고...독도 분쟁이 나면 그들은 일본편에 설까? 한국편에 설까? 참으로 기가 막히다”면서, ‘재벌 총수’와 ‘한국인’ ‘독도’ 등의 키워드를 감성적으로 엮어 비난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또한, “우리나라 상류층, 재벌은 XX집합소?”와 함께, 각 기업 2세들의 병역면제 리스트가 회자되기도 해, 앞서 언급한 사례와 같이 ‘재벌’을 겨냥한 비난이 감성적인 면에 기대어 이루어지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트위터를 통해 “최고위원회의 "재벌기업들의 가족간 다툼은 재벌경제체제가 더이상 경제성장의 원동력이 아니라 경제성장을 저해하는 구조적 원인이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노동개혁은 재벌개혁과 함께해야 한다. 재벌개혁 없는 노동개혁은 노동자들에게만 고통을 요구하는 반개혁일뿐이다”고 밝혔다.

그러나 ‘재벌기업 가족간 다툼’과 ‘경제성장 저해 원인’에 대한 상관관계에 대한 언급은 없다.

재벌을 대하는 태도를 지적하는 의견도 수집됐다. 변희재 한국인터넷미디어협회장은 트위터를 통해 “기득권 노조가 장악한 노동시장 개혁에 대한 국민적 지지가 높으니, 친노들이 재벌개혁을 꺼내들며 총력 반대할 태세군요. 재벌은 기껏 30개 기업, 노동시장은 1700만명 노동자 전체, 이게 같이 풀어내야할 사안입니까”라며 반문을 던졌다.

실제로, 전국경제인연합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3년 현재 대기업 수는 총 4,375개다. 흔히, 재벌이라 부르는 기업은 이 중 상위 10~30개 사를 대상으로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그 이상이 재벌에 포함되기도 한다.

또한, 기업 종사자 비율을 살펴보면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23:76을 이루고 있지만, 각각 425만 1천명과 1,359만 5천명이다. 이는 상위 특정 기업의 구조를 개혁하는 것과 노동개혁을 동시에 진행해야 할 구체적인 근거가 필요한 상황이기도 하다.

또 다른 SNS이용자는 “이 나라 최고의 코미디는 재벌을 욕하는 언론과 방송의 이른바 전문가들이다. 탐욕에 절은 졸부도 밉쌍이지만 위선적 선동가 열변에도 구토가 나온다. 공해 수준이다”라며, 언론의 보도행태와 여론몰이에 일침을 가했다.

이와 함께, “박원순 11년간 재벌들한테서 928억원 기부 금 받았다! 매일 2300만원 세금없는 현찰 로!”라는 의혹 제기도 있었다.

▲ 지난 2개월간 '재벌'과 함께 언급된 연관어들을 살펴보면 '한국' '국민' '경제' 등과 자주 언급돼, 재벌은 한국 경제와 국민들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재벌’에 대한 반감과 이러한 반감에 대한 지적이 꼬리를 물고 있지만, ‘재벌’을 바라보는 반대의 관점도 있었다.

“너는 컨셉이 뭐냐고~~ 재벌집 아들 컨셉이라고^^ 한번에 똭! 하고 몰라봐서 미안....^^ 귀티 좔좔 흐르는 (아이돌그룹 이름)” “나 요리도 평균은 하고 집안 일도 잘 할 자신 있는데 중국인 재벌 2세 아가씨가 안 데려가려나” “아 나도 재벌2세처럼 아빠회사 물려받았으면” 과 같이 재벌에 대한 막연한 동경도 상당수 수집됐다. 이렇게 SNS 상에서는 재벌에 대한 ‘비난’과 ‘동경’을 함께 이야기 하고 있었다.

이번 조사는 (주)메조미디어 소셜분석 플랫폼 티버즈(TIBUZZ, www.tibuzz.co.kr)를 통해 국내 트위터 720만 계정과 페이스북 엑티브 유저 800만 계정(페이스북의 공개 API 이용정책 변경으로 5월1일부터 분석건수 조정 가능), 국내 블로그 20만계정을 조사한 결과이며, 분석기준은 수집 키워드 기준 제거 키워드를 통한 1차 필터링과 정성 분석을 통한 가비지(garbage) 버즈를 제외한 2차 필터링을 통해 순수 버즈 추출방식으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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