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우병 환자들의 모임인 한국코헴회 김은기 비상대책위원장

[배철순 헤모필리아라이프 대표]지난 7월 20일자 김태일 기자의 기사를 통해 이미 알고계시지만, 혈우병 환우협회인 한국코헴회 김은기 비상대책위원장님께 상견례 겸 인터뷰를 청했습니다. 8월 14일부터 개최되는 여름캠프 준비로 많은 분들이 코헴회 사무실에 함께 계셔서 덕분에 단체인사를 올리는 영광도 있었습니다. 커피 한 잔 덜렁 사들고 와서 힘들게 준비하시는 분들을 내쫓은 건 아닌지 다시 한 번 죄송하다는 말씀 올립니다.

자리를 피해주신 분들 덕에 김은기 회장님과 남용우 사무국장님, 그리고 김태일 기자와 조용한 가운데 진솔한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이미 코헴회 홈페이지를 통해 많은 소통을 하고 계시지만, 멀리 계신 분들, 아직 공식행사에 참여하지 못한 환우들이 가졌던 궁금증을 김 기자의 기사를 통해 조금이나마 해소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리고 저는 사람 냄새나는 매체로서 조금의 이야기를 덧붙여 보고자 합니다.

   
"모닥불 위에 철사로 이렇게 떨어지는 것 있지 않습니까. 그걸 지붕에 올라가서 만드는데..."

첫인상! 위원장님의 첫인상은 이분 참 활발한 분이구나였습니다. 말씀도 잘하시고, 목소리도 크시고 인상도 시원시원하신, 감정을 속이거나 하실 분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캠프준비 관계로 이것저것 말씀하시는 것도 살짝 들었는데 꼼꼼하고 성실한 분 같다고 느꼈습니다.

인터뷰에 들어가 준비했던 질문들을 하나씩 하면서 위원장님 이야기 속에 조금씩 빠져들었습니다. 특히 많이 부족한 제게 위원장님이 말씀해주시는 코헴회의 지난 이야기는 큰 도움이 되었음을 고백합니다. 참 바지런히 곳곳에서 여러 활동 하셨구나. 정말 사람 좋아하는 사람이다.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끊임없이 하셨던 말씀이 환우, 환우, 환우... 아니면 사람, 사람, 사람... 이었습니다.

기자는 기본적으로 의심하는 사람입니다. 감정보다는 사실 확인에 충실해야하는 숙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 역시 사람을 쉽게 믿지 못하는 병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김은기 위원장님께 이야기에 살짝 빠지게 된 이유는 이야기하는 방식 때문이었습니다.

“내가 뭘 했고, 그건 내 덕 이고”가 아니라 “그땐 환우 어머니들이 음식을 다 준비해왔지요. 여인숙 같은 곳에 천막도 치고 큰 솥을 겁니다. 그리고 요리를 하는 거지요. 남자들은 또 일을 다 같이 돕습니다. 우리 집 애 남의 집 애가 아니라 다 같이 돌보는 거지요...” 라고 말씀하실 때 반짝이는 눈빛은 인상적이었습니다.

어떤 조직이든 비대위원장은 힘들 때 큰 책무를 지는 사람입니다. '아 이런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서 비대위원장님이 되셨구나' 하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비대위원장으로 누릴 수 있는 혜택이 뭐가 있을까요. 저는 잘 모르겠지만, 코헴회 사무국장까지 역임했던 김 기자 말에 따르면 혜택이라는 단어가 어울리지 않는 직책이라고 하네요. 전혀 없다는 말입니다. 그럼에도 선뜻 나서 주셨다는 것은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비대위원장님의 많은 꿈들을 들었지만, 지금 이 자리에서 모두 다 풀어버리는 것은 예의가 아닐 것 같습니다. 조금씩 만들어 가시는 것을 보면서 기사화 하는 것이 훨씬 기쁠 것 같습니다. 위원장님의 목표는 그렇답니다. 큰 솥 걸고 나눠먹던 그때처럼, 환우들이 같이 공유하는 것이 많았던 그 시절처럼 돌아가는 것입니다. 정말 열심히 할 테니, 정말 많은 것을 드릴 수 있으니, 제발 관심을 기울여 달라고 하셨던 말씀이 계속 생각납니다. 헤모필리아라이프도 끝까지 열심히 응원하겠습니다.

   
 좌측부터 헤모필리아라이프 배철순대표, 코헴 김은기 비상대책위원장, 남용우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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