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명 칼럼] KBS·MBC·YTN 등 언론사 소속 언론노조가 사측을 압박하는 흔한 수법과 수순이 있다. 가장 먼저 노조가 공식 성명을 낸다. 우호매체가 받아쓴다. 이어 기자협회나 PD협회, 카메라협회 등 직능단체와 기수별로 성명을 낸다. 경우에 따라 서명운동을 펼치기도 하고 피켓팅을 하는 ‘쇼타임’을 갖기도 한다. 조대현 사장의 징계에 반발하는 KBS 언론노조가 현재 이런 전형적인 모습을 연출하고 있고, MBC도 사내 이슈에 대해 대개 이런 수순으로 사측을 압박해왔다. YTN 이라고 다른가? 천만의 말씀이다. 유감스럽게도 이런 전형적인 구태의 행태를 고스란히 따른다. YTN 플러스 류희림 사장에 관해 우격다짐으로 의혹을 만들어 제기한 노보를 내놓더니 노조가 성명을 발표하고 22일엔 YTN 기자협회, YTN 보도영상인협회, YTN 방송카메라기자협회, YTN 방송기술인협회와 같은 노조 전위부대나 다름없는 직능단체가 성명을 발표했다. 언론노조 입장을 받아쓰는 매체들이 이런 노조의 수순을 넙죽 받아써주고 노조는 자기들 이슈몰이에 나서는 것이다.

이런 짜고 치는 고스톱이 언론노조의 전형적이고도 진부한 수법이다. 경영진을 압박할 필요가 있다거나 아니면 노조 앞길에 걸림돌이 되는 반노조 인사를 제거하려할 때 써먹는 수법이다. 문제는 이런 수법도 그럴싸해야 먹힌다는 점이다. 그러자면 의혹이나 주장이 그래도 어느 정도는 설득력이 있어야 한다. 설득력이 있다는 건 뭘 의미하나. 근거, 증거가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YTN 노조가 “류희림 사장이 가족 홍보에 YTN을 동원했다”는 주장은 그럼 근거가 있나? 노조가 밝혔듯 류 사장 부인은 모 대안학교 교장으로 재직 중이다. YTN 사이언스, YTN 플러스 재직 시절 각각 11건, 14건의 기사가 나갔고, 친누나가 운영하는 식당 기사가 2번 나갔다는 게 가족 홍보를 위해 YTN이 동원됐다는 증거다. 그럼 그 기사들은 과연 노조의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나. 대부분이 가족 홍보와 무관한 기사로 노조가 엉터리 과장으로 상식적 국민들을 기만했다는 사실은 이미 다 드러났다.

특정인 음해하려 기사 부풀린 노조의 대국민 우롱과 기만

진심으로 한번 물어보자. 노조가 근거로 든 25개 기사와 류 사장의 반박을 대중에게 공개한다면 상식적으로 국민들은 과연 누구의 손을 들어줄 것 같은가? 자막에 학교 이름이 나갔다고, 현대교육에서 인성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 칼럼이 온라인 기사로 나갔는데 그 교수가 학교 멘토라고, 하필이면 그 학교 학생이 이슈가 되어 다른 언론사도 다 보도하는 걸 똑같이 보도했다고, 도대체 이런 것들이 가족홍보에 YTN을 동원했다는 증거가 될 수 있나? 이 학교 출신으로 방송에서 스타가 된 남매 기타연주단 전국 순회공연을 소개하고 마지막 한 줄에 학생이 그 학교에 재학 중이라고 소개하면 그게 학교 홍보 보도인가? YTN사이언스가 주최한 ‘농어촌과학기자재보내기 기금마련 음악공연’을 소개하면서 청중으로 온 이 학교 학생 소감을 인터뷰하면서 자막에 학교 이름 나간 것도 이 학교를 ‘홍보’한 보도인가? 더 어처구니없는 건 노조의 홍보사례 리스트를 보면 같은 기사를 제목만 다르게 나간 것들도 있다는 점이다.

'인성영재로 가는 첫 관문...' '“최고의 인성영재를 찾아라...'와 같이 같은 기사를 제목만 다르게 달고 나간 것도 수건이다. 이건 전형적인 부풀리기 아닌가. 노조가 어떻게든 기사 수를 한 건이라도 더 늘려보겠다고 혈안이라는 생생한 증거 아닌가. 이런 식의 기사양 부풀리기에 그나마 YTN으로 나간 건 리포트 하나, 단신 하나 뿐이고 나머지는 YTN 사이언스와 YTN 플러스 온라인기사들이다. 기사 내용도 가족 홍보와 무관한 것들이다. 그런데도 노조는 ‘YTN.....25회 보도’식으로 기사를 썼다. 노조의 사고방식은 보통의 국민들과는 영 달라서 그런지 몰라도 일반적으로 필자를 포함한 일반 사람들은 ‘YTN.....25회 보도했다’라고 한다면 YTN을 통해 25차례나 방송이 됐다는 뜻으로 받아들인다. 그런데 과연 그랬나. 아무 관련이 없고 터무니없이 자잘한 것들까지 죄다 긁어모아 ‘YTN으로 보도’ 라고 했다. 명색이 YTN 소속 언론인이란 작자들이 국민을 우롱해도 유분수지 이런 식의 대국민 사기를 쳐도 되나.

분노할 때를 모르고 부끄러운 일을 모르는 대한민국의 언론인들

정말로 다시 한 번 묻자. 이런 증거들이 류 사장이 YTN을 가족홍보에 동원한 증거인가, 아니면 노조가 눈엣가시인 특정인 한 사람 죽이자고 턱도 없이 덤빈 음험한 공작의 증거인가. YTN 직능단체들은 이번 성명에서 류 사장이 "누가 봐도 상식에 어긋난 행동이고 언론인으로서는 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비난했다. 특정인을 매장시키려 키워드 검색해서 찾아낸 온갖 잡동사니 기사들을 긁어모아 우격다짐으로 홍보증거라며 들이밀고 사실을 과장, 왜곡해 음해하는 노조의 짓거리는 그럼 상식에 맞고 언론인으로서 합당한 태도인가. 옛날 중세시기에나 통했을 법한 억지주장으로 한 사람을 집단 이지매하고 마녀사냥하는 꼬락서니는 언론인다운 행동인가. 사실이 이런데도 노조는 류 사장 해명을 반박하면서 기사 전문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순서가 거꾸로 됐다. 노조야말로 먼저 전문을 공개하고 기사 어떤 부분이 ‘홍보보도’로 볼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해주기 바란다.

노조는 이번 류 사장에 대한 의혹제기가 ‘YTN 노조의 특정인 음해 공작사건’이 아니라는 점부터 증명해야 할 것이다. 그러자면 턱도 없는 헛소리가 아니라 객관적이고 사실의 증거들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필자를 포함한 국민들은 과연 누구의 말이 맞는지 얼마든지 냉정한 심판자가 돼 줄 수 있다. 그리고 YTN 구성원 전체에게 노조와 류 사장 중 누가 ‘상식에 어긋난 행동과 언론인으로서 해서는 안 될 일’을 했는지 판단해보게 하라. YTN 직능단체들은 특히 류 사장을 언론인으로서 해선 안될 행동을 했다고 준엄하게 꾸짖었다. ‘그동안 자신의 지위를 무기로 방송을 사적으로 이용해온 사실이 노보를 통해 공개됐다’고 주장했다. 노조의 왜곡된 주장을 그대로 되풀이했다. 또 그러한 이유로 사측이 진상조사와 합당한 조치를 하라고 요구했다. 

명색이 대한민국의 대표적 언론사인 YTN 언론인이라는 자들이 앞뒤 분간을 못하는 모습에 한심함을 넘어 참담하기까지 하다. YTN 구성원들이 분노하고 자존심에 상처를 받아야 할 때는 거짓과 왜곡을 동원해 남을 음해하려는 공작이 잘 먹히지 않을 때가 아니다. 오보를 내고, 남의 기사를 베끼고, 언론인의 역할을 잊고 선동문이나 써대며 삼류 투쟁가 노릇이나 하고 본인들의 추한 얼굴과 현실을 깨달을 때다. 그때 스스로 자괴감을 느끼고 분노하고 자존심에 상처도 입을 줄도 알아야 한다. 노조라는 조직을 앞세워 한 개인을 짓밟자고 그의 가족까지 끌어들여 누명을 덮어씌우는 치졸한 행태야말로 ‘언론의 역할과 사회적 상식을 기준으로 옳고 그름이 명확한 아주 잘못된 행동’임을 깨닫고 반성할 줄 알아야 한다. 필자는 YTN 노조의 이번 경우처럼 언론인들의 야비하기 짝이 없는 행태들을 볼 때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그 유명한 말이 떠오른다.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YTN 노조는 정말로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미디어그룹내일 공동대표·미디어워치 온라인편집장 박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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