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파인더 박주연 기자]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 1일부터 접수를 시작한 KBS와 MBC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후보자 공모가 내일(14일) 마감된다. 

방통위는 공모 마감 후 방송법과 방송문화진흥회법에서 정한 결격사유 확인 절차 등을 거쳐 전체회의 의결을 통해 KBS 이사 추천 및 방문진 이사를 임명할 계획이다. 현 KBS 이사 임기는 8월 31일, 방문진 이사 임기는 8월 8일까지다.

KBS·MBC 방문진 차기 이사회에 어떤 인물들이 들어갈지는 일찍부터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선까지 정치권의 빅이슈와 맞물려 공영방송의 정치중립이란 막중한 책임과 함께 각 공영방송사 언론노조의 편향성을 견제할 수 있는 능력과 철학을 가진 인물이어야 한다는 데 공론이 모아졌다. 

KBS의 경우 최근 ‘이승만 정부의 일본망명 요청설’ 조작보도로 비난 여론에 휩싸인 가운데 이전 문창극 전 국무총리 후보자 왜곡보도, 광복70주년 기념 다큐 ‘뿌리깊은 미래’ 편파논란 등 수차례 보도 논란 사례가 되풀이되면서 이사회 책임론까지 불거진 상태다.

이번 이승만 관련 보도 논란에서 여당 측 이사들은 지난 8일 열린 임시이사회에서 ‘보도의 정확성 제고 방안에 관한 보고’ 안건을 상정하려 했지만 야당 이사들의 반발에 막혀 실패해 또 한 번 무기력을 드러냈다는 지적을 받았다.

반면 언론노조 등 親민주노총 이익단체들의 추천을 통해 KBS 이사회에 진입한 야당 측 이사들은 공영방송의 치명적 조작보도 문제임에도 좌익이념성향의 추천단체 영향권 아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태생적 한계를 보였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런 가운데 차기 이사회에는 언론노조의 보도 장악 문제를 공론화하고 개혁 작업에 나설 수 있는 철학과 소신 있는 인물들로 구성해야 한다는 지적이 줄곧 이어져 왔다. 

김승근 미디어내일 공동대표 겸 시사미디어비평가는 “KBS 야당 측 이사들은 모두 언론노조의 전위부대나 다름없이 공동투쟁 전선에 나서는데 비해서 여당 측 이사들은 대부분 각자 개인주의로 KBS 개혁을 위해 일한다는 느낌을 전혀 받지 못한다”면서 “차기 이사회는 아무리 프로필이 화려해도 제 잘난 맛에 사는 이기적인 인물형이 아니라 언론 특히 심각한 언론노조 문제 공론화 작업과 개혁작업에 나설 수 있는 희생정신과 철학을 가진 인물들로 반드시 구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겉으론 조용한 MBC 그러나 내부는 폭발직전, 방문진 책임론 정부여당이 알아야

MBC의 경우는 언론노조 공론화 작업 뿐 아니라 2012년 파업 후유증을 제대로 수습할 수 있는 인물들이 방문진 이사에 선임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언론계 가장 큰 이슈였던 MBC 파업과 관련해 노사 간 이어진 각종 소송이 줄줄이 패할 동안 방문진 여당 측 이사들은 흔한 성명서 한 장 내지 않을 정도로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계속돼 왔다. 

특히 김문환 이사장은 책임의식이나 MBC 현안에 대한 지식이 확연히 떨어지고 일부 이사들에 휘둘리면서 이사장으로서 권위마저 잃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잦은 외유성 해외 출장으로 최근에는 여론의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또한 일부 이사들은 MBC의 노조 문제를 포함한 구조적 개혁에 대한 관심보다는 경영진 옹호에 힘쓰다 자기들의 이해와 배치될 때만 경영진을 도마에 올리는 등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였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방문진 여권 이사들의 이 같은 태도는 경영진 줄세우기라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는 대목이다. 

문제는 방문진 여당 측 이사들의 이 같은 관리감독 부실 탓에 사내에는 언론노조 뿐 아니라 우파노조와 일반 직원들 사이에서도 경영진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는 실정이라는 점이다. MBC의 한 직원은 “이렇게 할 거면 차라리 좌파정권이 더 나을 것 같다”며 강한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언론노조의 좌편향 보도를 견제한다는 등의 이유로 MBC 직원들의 내부불만을 이대로 방치할 경우 또 다른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승근 미디어내일 공동대표 겸 시사미디어평론가는 “MBC에서 좌편향 보도 사고가 안터진다고 아무 문제가 없는 게 아니다. 우군이나 일반 직원들마저 제대로 감싸지 못하고 적으로 돌리는 일부 경영진의 권력독점식의 행태는 정권이 바뀔 경우 훗날 더 큰 부메랑, 위험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걸 정부여당도 알아야 한다”면서 “새로운 인물로 방문진 이사들을 전원 물갈이 해 MBC의 내부문제와 갈등 해소에도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방문진 차기 이사 선임과 관련해 일부 방문진 이사는 벌써부터 연임을 자신하며 MBC 내부 줄세우기를 하고 있다는 미확인 소문도 흘러나오는 등 심상치 않은 조짐이 보이는 가운데 방통위가 이번에는 MBC 개혁 적임자들을 선임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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