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파인더 정우현 기자] KBS의 ‘이승만 일본망명요청 조작보도’ 파문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KBS가 반론보도를 하고 보도본부 간부들이 이승만기념사업회 측에 해명했으며 이인호 이사장이 긴급 임시이사회를 소집하자 언론노조KBS본부(위원장 권오현, KBS본부)가 발끈하고 나섰다.

본부노조는 6일 ‘누구를 위한 굴욕적 반론보도인가’라는 성명을 통해 “KBS 사측은 언론중재나 소송 등의 조정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보수단체의 입장을 전폭적으로 수용한 내용의 반론 보도를 들어준 것”이라고 비판했다.

본부노조는 해당 보도가 날짜의 오류일 뿐 “야마구치 현의 공식 역사 기록과 미 군정 기록을 바탕으로 한 것”이라며 “또한 망명 요청의 주체 또한 이승만 전 대통령이 아닌 ‘이승만 정부’로 보도했으며, 리포트 말미에 ‘사실이라면 6.25초기 정부의 상황이 어땠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대목입니다’라고 밝혀 ‘이승만 정부의 망명 요청설’ 보도가 일본의 지방자체의 역사 기록에 근거한 것이지 확정된 역사적 사실이 아니라는 보도의 한계 또한 분명히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본부노조는 6.25 발발 직후 이승만 정부의 고위관계자가 미국 정부에 망명 정부 수립 의사를 타진한 것은 역사적 사실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승만 대통령 기념사업회 측의 반론을 전한 우리의 보도는 마치 ‘이승만 정부의 망명 요청설’을 전한 당초 보도가 전체적으로 완전히 잘못된 것처럼 시청자들이 이해할 수 있는 과도하고 굴욕적인 내용으로 채워졌다.”고 주장했다. 

특히 KBS의 반론보도에서 해당 리포트가 앵커멘트를 통해 ‘KBS는 앞서 충분한 반론 기회를 주지 못한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라고 밝힌 부분에 대해 본부노조는 “이는 앞으로 위안부 관련 역사적 기록이 발굴돼 리포트를 할 때 일본 정부의 반론을 들어줘야 한다는 논리와 다를 바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승만 건국대통령 측의 반론을 굳이 일본 정부의 반론과 비유한 대목은 이승만 대통령에 대한 본부노조의 시각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또한 반론보도가 나가게 된 배경을 놓고도 “조대현 사장이 연임을 염두에 두고 뉴라이트 학자 출신인 이인호 이사장과 보수진영에 굴복한 결과”라며 “조대현 사장과 강선규 보도본부장을 비롯한 사측이 공영방송을 수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능력조차 없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아울러 본부노조는 이사회의 안건 상정 움직임과 관련해 “방송법에 보장된 ‘방송 편성의 자유와 독립’을 전면 부정하는 것”이라며 “이인호 이사장의 부당한 방송 개입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김승근 미디어내일 공동대표 겸 미디어비평가는 “확정된 역사적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는 주장은 궁색하기 짝이 없는 변명”이라며 “우리정부와 미국정부의 공식 문건에도 없는 사실을 일본의 어느 조그만 지방에서 나온 카더라 문서가지고 이승만 대통령이 국민을 버리고 전쟁난 지 이틀 만에 일본으로 도망가려 했다는 식의 보도를 위해 의도적으로 날짜까지 조작하는 범죄를 저질렀으면서도 잘했다고 박박 우기는 꼴을 보니 공영방송 KBS에 망조가 들어도 단단히 들었다”고 강력 질타했다.

김 비평가는 “그런 자료가 사실이라면 이승만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매도할 좌파와 종북세력이 가장 먼저 앞장서서 나서고 홍보했을 텐데 왜 그러지 않을까? 사실이 아니기 때문”이라며 “공영방송에서 사실 확인도 안 된 카더라 자료를 가지고 검증할 생각은커녕 조작까지 해가며 이승만을 매도하려 했던 것을 부끄러워하기는커녕 적반하장격으로 나오는 것은 KBS가 썩어도 너무 썩었다는 점을 반증하는 것이다. 차기 이사회가 이런 편향적인 노조가 장악한 KBS 개혁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파인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