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파인더 홍범호 기자]  대한민국청년대학생연합(이하 대청연)이 지난 3월 31일 민주노총이 있는 경향신문 건물 앞에서 귀족노조의 기득권을 비판하고 청년실업 일자리 나누기 동참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대청연은 이날 귀족노조의 고용세습을 조선시대 음서제에 빗대 풍자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또한 과거 음서제의 혜택을 받았던 조선시대 관리 부자와 현재 고용세습의 혜택을 받고 있는 귀족노조원이 청년과 백성들을 발로 밟으며 샴페인을 터뜨리는 풍자를 연출해 선보였다.

이들은 퍼포먼스와 기자회견 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을 수신인으로 하는 “청년일자리 문제 해결과 고용세습제 폐지를 요구합니다”라는 제목의 공문을 전달했다.

▲ 민주노총이 있는 경향신문 건물 앞에서 귀족노조 반대 퍼포먼스를 선보인 대한민국청년대학생연합(이하 대청연)

- 공문 전문 -

 

1. 현대판 음서제 

고려, 조선에는 공신과 고위관료의 자식이라는 이유로 관리 채용에 특혜를 주던 ‘음서제’ 라는 제도가 있었습니다. 현대에도 그와 유사한 것이 존재합니다. 그것은 통칭 고용세습제라고 불리우는 노사단체협약에서 벌어지는 퇴직자, 현직조합원, 장기근속자 가족에 대한 우선채용, 특별채용조항입니다. 현재 300인 이상 대기업 600곳 중 180곳이 직원가족에게 특혜를 주고 있습니다. 대기업 노조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일자리 세습 행태는 '현대판 음서제'라는 비판을 받을 만큼 이미 심각한 수준입니다. 퇴직자의 자녀·배우자를 우선 채용하거나 가산점을 다양하게 부여하는 등 방법도 날이 갈수록 점점 교묘해지고 있습니다.

현재 음서제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가족특혜조항은 원래 업무상 재해 또는 사망자 가족 채용 등 회사업무를 수행하다 사고를 당했거나 생계가 극도로 곤란한 사람을 위한 지원 방안이었습니다. 그러나 일부 노조, 특히 대기업 귀족노조는 퇴직자는 물론 현직 조합원과 장기근속자 가족까지 우선 채용하거나 채용 과정에서 가산점을 주도록 하는 등 도덕적 해이의 전형을 드러냈습니다.

고용세습은 이미 위법이라는 울산지방법원의 판결이 확인됐으나 아직도 노조의 반대로 단체협약이 고쳐지지 않고 있습니다. 울산지법에 따르면 다른 이의 취업기회를 그들만의 합의로 분배해 주는 것은 현재의 우리사회가 동의할 수 있는 질서에 위배되며 이는 민법 103조, 소정의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약정으로 무효라고 판결했습니다. 고용세습이라는 관행은 완전고용에 근접했던 과거 산업화 시대에나 가능한 관행이었을 뿐 대졸자 공채가 일반화되고, 극심한 취업 전쟁이 벌어지는 현재 대한민국에서는 기득권의 대물림일 뿐입니다.

특히 고용세습을 시행하는 몇몇 대기업 노조는 비정규직의 권익은 무시하고 자신들의 밥그릇만 지키려 해 이미 여러 차례 여론의 지탄을 받기도 했습니다. 청년 체감실업률이 20% 를 웃도는 상황에서 단지 노조원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직계가족의 고용에 특혜를 준다는 것은 수 많은 젊은이들의 꿈과 희망을 빼앗아가는 몰염치한 행태이며, 어떠한 명분으로도 용납될 수 없습니다.

2. 해결방안 

따라서 이와 같은 악·폐습을 해결하기 위해 노사정 모두가 제 역할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정부는 더 이상 노조의 눈치를 보지 말고 불법과 과도한 요구사항에 담대하게 맞서야 하며, 엄격한 임단협 지침을 마련해 불합리한 규정을 개선하고 시정명령 등을 과감히 내려야 합니다. 노사정위원회도 노조의 동의권 남용 행위를 금지할 방안부터 서둘러 만들어야 하며, 기업 또한 공정하고 양심적인 경영으로 근로자 대중에게 신뢰를 확보하여 귀족, 과격노조의 부당한 요구사항을 거부하고 원칙과 신뢰를 지킬 수 있는 역량을 강화해야 합니다.

대한민국의 기업은 고환율 정책 등 국민의 희생과 인내를 바탕으로 한 정부의 육성정책에 따라 성장할 수 있었기에 사회적 책임을 다할 의무가 있습니다. 계급투쟁주의로 무장한 노조의 강대한 힘을 거역할 수 없었다고 항변한 들 그것은 자신의 역량부족을 자인하는 변명에 지나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귀족노조, 그리고 민주노총은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양심을 지켜야 할 것입니다. 여러분들은 지금까지 말끝마다 노동자와 서민, 민주와 인권을 운운했으나 뒤로는 자신들의 탐욕을 채우고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호봉제, 정년연장을 외쳤고 이제는 하다못해 고용세습까지 일삼는 이중적인 행위를 벌여왔습니다.

이제 청년들은 귀족노조와 민주노총의 간교한 세치 혀에 놀아나지 않을 것입니다. 또한 민주노총은 2월 26일 우리가 전달했던 요구사항의 답변을 무려 한 달이 넘는 기간 동안 무시해 왔습니다. 여러분들은 정부와 기업이 늘 소통을 거부한다고 비판 해 왔는데 민주노총 당신들 자신은 그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있겠습니까.

청년들은 시간제, 비정규직 가리지 않을 만큼 절박합니다. 이미 저성장 시대에 진입한 대한민국에서 갑자기 없던 일자리가 하늘에서 떨어질 리는 없을 것이고 결국 대한민국이 살 길은 한정된 자본, 한정된 일자리 안에서 힘들지만 조금씩 나누어 상생하면서 노동시장의 효율증진을 도모하여 다시 국가경제를 성장시켜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지금 존재하는 양질의 일자리는 윗세대가 모두 독식하고 있으며 이런 상황에서 민주노총은 임금을 높이고 해고를 어렵게 만들자고 주장해 왔습니다. 이미 일자리를 얻은 자들의 임금이 높아지고 해고가 어려워진다면, 그나마 기업에게 얻어낼 수 있었던 청년 일자리도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88만원세대, 이태백, 오포세대라는 말이 있듯 이제 청년들이 양질의 일자리를 얻게 될 가능성은 없습니다. 그러므로 임금인상이나 해고요건 강화따위의 듣기 좋은 소리는 지금 양질의 일자리를 틀어쥐고 있는 귀족 노조, 당신들에게나 해당되는 말이고 지금 청년들은 비정규직이든 시간제 일자리든 가릴 것 없이 당장 생존할 수 있는 일자리가 필요합니다.

물론 가능하다면 우리도 당신들처럼 높은 임금과 해고되지 않는 정규직 일자리를 원합니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저성장시대에서 귀족, 강성노조가 과도한 요구와 불법파업, 노동쟁의를 통해 기업의 투자의지를 꺾고 노동생산성을 세계 꼴찌수준으로 만들어 놓은 마당에 기업이전에 없던 양질의 대기업 정규직 일자리를 만들어내지는 못할 것이라는 것은 당신들이 더 잘 알 것입니다. 그렇다고 현재 양질의 일자리를 가지고 있는 당신들이 그것을 우리에게 나누어 줄 생각도 없지 않습니까.

그래서 청년들은 마지막 남은 방안으로 불안정하더라도 비정규직과 시간제 일자리를 늘려 어떻게든 최소한의 생존이라도 하겠다는 것인데 임금인상, 해고요건완화 반대, 총파업 등으로 그마저도 무산시키려 하니 벼룩의 간을 빼먹어도 유분수지 천하에 이토록 대책없고 이기적인 어른들이 어디 있다는 말입니까.

뿐만 아니라 더욱 우리를 분노케 하는 것은 당신들의 가식과 위선입니다. 민주노총, 귀족노조는 이런 악행을 저지르면서 늘 청년과 비정규직을 위하는 척 하고 청년들에게 허황된 꿈을 심어주면서 악어의 눈물을 흘립니다.

우리는 자신들의 기득권을 전혀 포기하지 않고 고용세습과 같은 황당무계한 악습을 이어가면서 입으로만 청년, 비정규직을 위하는 척 떠드는 당신들에게 그 어떤 진정성도 느낄 수 없습니다. 따라서 오늘, 우리는 민주노총에게 두가지 요구사항을 전달하고자 합니다.

3. 요구사항

첫째, 고용세습을 즉시 중단하십시오.

둘째, 지난 2월 26일 첫번째 기자회견 때 전달했던 요구사항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십시오.

우리는 지금까지 제시한 요구사항이 관철될 때까지 끊임없는 투쟁을 전개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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