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순 기자]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국가에서 경제 강국으로 성장하는데 일조한 대한민국 어른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국제시장’의 돌풍이 거세다.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하지만 이 영화를 불편해 하는 사람들이 있다. 최소한의 평론도 못되는 막말 수준의 비난과 저주를 퍼붓고 있다.

비참하게 가난했던 나라가 단숨에 경제 강국의 반열에 오른 강력한 힘이 영화를 통해 각성되고 재결집 되는 것을 회피하려 드는 것은 아닐까? 이에 자유경제원(원장 현진권)은 20일 자유경제원 5층 회의실에서 <“국제시장”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국제시장에서 자유주의를 보다

발제를 맡은 중앙대 경제학부 김승욱 교수는 “오늘날 한국경제가 선진국의 문턱까지 갈 수 있었던 요인은 국가를 위해 자신의 사생활을 포기하고 희생한 정치가들 때문이 아닌, 자신과 자신의 가족을 위해, 나아가 후손들에게 보다 나은 환경을 물려주기 위해 몸부림치는 희생에서 발산됐던 에너지”라고 밝혔다.

김승욱 교수는 이어 “자신을 희생해서 동생들에게 보다 나은 교육의 기회를 주고, 여동생에게 행복한 보금자리를 꾸며주고 싶어 하는 한 가장의 눈물어린 헌신은 부끄러운 것도 아니고 천박한 것도 아니라”며 “이것이 한 사회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고, 경제성장이 이기적인 사회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많이 베풀 수 있는 사회를 만든다”고 강조했다.

'국제시장’의 경제학적 의미

자유경제원 자유기업센터 권혁철 소장은 파독과 파월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삶의 무게는 덕수가 돌아가신 아버지 사진 앞에서 ”아버지, 내 약속 잘 지켰지예. 이만하면 내 잘 살았지예. 근데 내 진짜 힘들었거든예.“라고 흐느끼는 말로 대변된다고 밝혔다. 또한 이들의 경제적인 기여는 ”내는 그래 생각한다. 힘든 세월에 태어나가 이 힘든 세상 풍파를 우리 자식이 아니라 우리가 겪은기 참 다행이라꼬.“로 표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권혁철 소장은 영화 속 대사는 1964년 박정희 대통령이 서독 방문 중 파독근로자들 앞에서 했던 “우리 열심히 일합시다. 우리의 후손들에게는 잘 사는 나라를 물려줍시다.”와도 일맥상통한다며, 영화 '국제시장’은 선배 세대들이 지독하게 가난한 나라를 물려주지 않으려 피와 땀으로 부를 일구었음을 다시금 강조했다.

영화사에서 '국제시장’의 의미

최공재 영화감독은 '국제시장’은 일반 대중들이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한국영화사에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며 “일방적인 정치적 편향으로 함몰된 한국영화계를 정상적으로 돌릴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국제시장의 다음 바통을 이을 영화 '연평해전’은 영화계에서 이미 회의적인 반응이고, 그 다음으로 나올 영화는 없다”며 문화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요청했다.

조우석 문화평론가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소재로 하는 영화는 아무리 미화해도 오케이, 건국 대통령 이승만, 부국 대통령 박정희를 소재로 하는 작품은 감히 시도하려는 제작사나 감독도 없고, 투자 배급사도 나타나지 않았다”며 기이한 문화 상황에 대해 역설했고, 이어 “영화 '국제시장’의 상업적 성공이 경이로운 것은 이런 영화판 구조에 균열을 내며 변화의 가능성을 보여줬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좌파의 '국제시장’ 비판의 속내

박성현 뉴데일리 주필은 “대한민국의 숨 가쁜 현대사야말로 아름답고 숭고한 작품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국제시장’이 증명했다”며 “이는 자유주의 진영의 문화가 미학(aesthetics), 도덕철학(moral philosophy), 정치철학(political philosophy)의 성숙에 도달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박성현 주필은 이어 “국제시장이 젊은세대로 하여금 '선배세대에게 반공은 어떤 의미였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든 것 역시 큰 성공이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뉴스파인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