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연 기자] 기자가 기사를 쓴다는 게 얼마나 신이 나는 일인지 10개월 만에 새삼 느낍니다. 그러고 보면 자기 직업에 충실하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요. 정치와 사회, 경제, 문화가 뒤섞여 용광로처럼 들끓는 취재 현장으로 돌아오니 반갑고 또 무척 흥분됩니다.

1년이 채 안 되는 짧은 기간이지만 그동안 저는 잠시 다른 곳에서 색다른 경험들을 하고 있었습니다. 여전히 글을 붙들고 있으되 좀 더 공적인 영역에서 활동했습니다. 그동안 겪어보지 못했던 공직의 여러분들과 인연도 맺고 그들의 생활을 직접 체험했습니다. 인간미 넘치는 좋은 친구도 만났습니다.

개인적으로 보람된 시간이었습니다. 제가 가진 편견과 선입견을 돌아볼 수 있었고, 보는 눈을 넓힐 수 있었던 기회였습니다. 한편으로는 공직 세계의 문제점과 필요한 개혁이 무엇인지 대략이나마 고민해 볼 수도 있었습니다. 대단한 위치에서 일한 것은 아닙니다만, 제 나름의 식견을 넓히는 데 소중한 시간이었던 것만큼은 틀림이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래도 본래 제가 있던 자리로 돌아와 기쁜 마음을 감출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이슈를 추적, 분석하면서 문제 제기를 하는 기자로서의 즐거움을 다시 누릴 수 있으니까요. 때론 직업이 주는 스트레스로 힘들기도 하지만 기자가 기사를 쓴다는 건 일종의 쾌락이 틀림없습니다. 저는 공적 활동이라도 그것이 거창한 책임감보다는 쾌락에서 나왔을 때 성취가 높다고 생각합니다.

10개월 동안 사회가 크게 바뀔 리 없지만, 돌아와 보니 정말 우리 사회는 여전합니다. 여전히 진영 간 싸움, 이념 간 싸움이 격합니다. 심지어는 <국제시장> 영화 한 편을 놓고도 정치권은 보느니 마느니 하며 신경전을 벌이고, 영화평론가를 자임하는 이들은 보수 영화니 아니니 하며 싸웁니다. 가장 너그러운 포용력과 타인에 대한 이해심을 발휘해야 할 정치인과 평론가들이 이렇게 옹졸하니 한국 사회의 시시한 단면을 보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

대단한 인물도 아닌 평범한 기자들 가운데 한 명에 불과한 제가 다시 취재를 하고 기사를 쓰겠다고 복귀를 선언하는 칼럼씩이나 쓴다는 게 무척 쑥스럽습니다. 어찌 됐든 잠시 다른 영역으로 소리 소문 없이 모습을 감추었다가 다시 돌아오는 것이니만큼 최소한 돌아왔다는 인사만큼이라도 제대로 드려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복귀한 만큼 예전처럼 미디어와 언론 관련 비평 기사를 열심히 쓸 생각입니다. 그동안 몸은 다른 곳에 있었어도 미디어 동향에 대한 관심의 끈은 놓지 않았습니다. 우리의 정치현실과 사회 문제에 대해서도 더욱 집중하겠습니다. 위선적 진보와 좌파의 허구, 거짓말도 놓치지 않고 건드릴 생각입니다. 그러나 우리 내부에 작동하는 무조건적인 진영 논리는 경계하겠습니다.

부족한 저를 믿고 편집장이란 직책을 맡겨주신 박한명 폴리뷰 편집국장님께 감사드립니다. 많은 도움을 주신 뉴스파인더 김승근 대표님께도 이 기회를 통해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조만간 출범할 ‘미디어내일’이 우리 사회의 밝은 내일을 위한 작은 밀알이 될 수 있도록 제가 맡은 바 열심히 즐기고 성취해나가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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