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전쟁과 원유전쟁의 와중에 미국이 금리인 상을 단행하면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아시아 전역이 1997년과 같은 금융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우려됩니다."  

[뉴스파인더 윤수지 기자]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은 4일 미국 콜로네이드 보스턴 호텔에서 한국경제학회, 한미경제학회와 공동으로 개최한 라운드 테이블에서 이같은 주장이 나왔다고 밝혔다. 

◇ 외화유동성 점검·동아시아 통화금융협력제도 보완 필요성

이날 회의에 참여한 오정근 한경연 초빙연구위원은 "통화전쟁과 원유전쟁이 초래할 파장을 어떻게 헤쳐갈 것인지가 올해 동아시아 경제의 최대 과제가 될 것"이라며 "미국의 금리인상, 일본·유럽의 양적완화 가속화, 중국의 통화정책 완화는 통화전쟁을 가열시킬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그는 "특히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인한 동남아 신흥시장국의 자본유출이 외환위기로 이어질 경우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아시아 전역에 1997년과 같은 금융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외화유동성 점검과 함께 동아시아 통화금융협력제도의 보완 필요성을 제기했다.

전방남 미국 드렉셀대 교수도 "올해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등 통화정책 정상화가 예정대로 진행될 경우 아시아 신흥국에 대한 자본유입에 마이너스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유로존과 일본의 통화완화 정책이 이들 신흥국의 자본유입 감소폭을 축소시키는 완충역할을 할 수 있다면서 급격한 자본유출 가능성에 대비해 대내외 여신과 뱅크론을 통한 자본이동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 거버넌스의 선진화 수준에 달려있어

한편 김준경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구조개혁과 경제재건, 경제회생의 성공 여부는 국가시스템, 시장 메커니즘, 시민사회 등 거버넌스의 선진화 수준에 달려있다"고 했다.

김 원장은 초고령 국가인 일본과 독일을 예로 들며 지난 20년간 1인당 국민소득이 일본은 정체와 퇴행을 거듭한 반면 독일은 역동적이고 건실한 시스템을 갖추고 지속적인 성장세를 유지한 이유를 두 국가의 거버넌스 수준으로 설명했다.

분석 결과 일본은 부패, 법치, 관료의 질로 측정한 2012년 국가시스템 지수가 0.59로 독일(0.65)에 비해 낮았고 관용, 신뢰 수준으로 평가한 시민사회 지수도 일본(0.38)이 독일(0.46)보다 크게 낮았다.  

우리나라는 국가시스템 지수가 2000년 0.37에서 2012년 0.54로, 시장 메커니즘 지수는 0.44에서 0.61로 상승세를 보였지만 시민사회 지수는 12년간 그대로 0.30이었다.

김 원장은 "거버넌스의 수준 차이가 경제성장에 있어 중요한 결정요인임을 방증한다"며 "장기적 저성장 기조를 벗어나기 위해선 국가시스템 개혁과 시민사회 의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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