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4일 평양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마르티네스. ⓒ美ABC 보도화면 캡쳐

지난 9월 16일 새벽, 한 미국인이 “김정은과 만나야 한다”며 임진강을 통해 월북을 시도하다 한국군 해병에게 붙잡혀 미국으로 돌아간 적이 있다. 이 미국인이 중국을 통해 밀입북, 지난 14일 평양에서 기자회견을 가져 파문이 일고 있다.

[전경웅 기자] 문제의 미국인은 텍사스州 엘파소에 살던 아르투로 피에르 마르티네스(29). 마르티네스는 평양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강을 건너 입북을 시도했다가 실패해 중국 단둥의 압록강을 건너 북한에 들어왔다”고 스스로 밝혔다. 

마르티네스는 “제가 불법 입국한 죄를 인정한다”면서 “그럼에도 처벌을 면제해주고 환대해 준 북한 정부에 매우 감사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마르티네스는 이 기자회견에서 미국을 강하게 비난했다. 그는 “미국 정부는 이라크 침공을 하는 등 마피아나 다름 없으며, 미국의 선거제도는 부유층들에게만 유리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미국은 나쁜 집단”이라고 비난했다. 

AP 등 美언론들은 마르티네스가 현재 구금 상태는 아닌 것으로 보이며, 베네수엘라 망명을 추진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김정은 정권은 마르티네스의 기자회견에 맞춰 성명을 내고 “그는 클래퍼 美DNI 국장 방북 이틀 뒤에 입국했다”고 밝혔다. 

美언론들은 현재 마르티네스의 밀입북에 큰 관심을 갖고 보도하고 있다. 

美언론들은 그의 모친을 인용, “마르티네스가 조울증을 앓고 있으며, 임진강을 건너 밀입북하려다 적발돼 미국으로 돌아온 뒤에는 캘리포니아의 정신병원에 입원해 있었다”는 이야기도 전했다. 

그의 모친은 마르티네스가 병원에서 퇴원한 뒤 귀가하지 않고 인터넷으로 대출을 받아 중국행 비행기를 탔으며, 이후 중국 주재 美대사관에서 그의 행방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14일(현지시간), 마르티네스가 평양에서 기자회견을 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뒤 美국무부는 마르티네스에게 ‘영사조력’을 해줄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마리 하프 美국무부 부대변인은 “마르티네스의 본국 송환 추진, 평양주재 스웨덴 대사관을 통한 면담 요청, 밀입북 경위 등에 대해서는 사생활 보호를 위해 확인해 줄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마리 하프 부대변인은 이어 “美국무부는 미국인들에게 북한여행을 하지 말 것을 강력히 권고한다”면서 “북한 여행을 생각하는 미국인은 美국무부가 발령하는 여행경보를 꼭 숙지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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