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월 5일 서울 아트선재센터 아트홀에서 DMZ를 주제로 한 컨퍼런스 <DMZ, 문화예술계 별별 시선>가 개최된다.

DMZ 피스프로젝트의 학술 프로젝트 일환으로 개최되는 이번 행사는 스페이스 포 컨템포러리 아트(주)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아트선재센터 등이 후원한다.

 DMZ 컨퍼런스는 정책과 생태 조사 중심으로 논의되었던 그간의 DMZ담론과는 달리, 문화예술계의 동시대적 시선들을 모아보는 논의의 장으로서, 문학, 건축, 미술, 영화 분야의 창작자, 연구자, 비평가, 기획자들이 참여해 각자 연구 주제를 가지고 자신이 속한 자리에서 DMZ, 그리고 남과 북을 생각하는 다양한 의견을 제시한다.

재일 한국인 소설가 유미리는 「물의 속삭임-나와 조국과 조국의 사람들」이라는 에세이에서, 경계인의 입장에서 자신의 가족사와 세 차례 북한을 방문한 경험담, 그리고 남한을 방문했을 때 분단현실에 관해 대화를 나눴던 일화를 들려준다.

그는 북한 사람들을 ‘거대한 집적체’가 아닌, 대화와 관계 형성이 가능한 개별적 인격체로서 마주보고, 핏줄이라는 하나의 강 속에 함께 연결된 우리 민족의 미래의 시간을 이야기한다. 2014년 베니스건축비엔날레 한국관 <한반도 오감도>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건축가 서예례는 「평행적 도시건축: 상상된 국경과 공간체계」이라는 논고에서, 남한과 북한이 전략적으로 도시 구조를 형성해온 과정이 서울과 평양을 둘러싼 평행적 위기 이데올로기 문제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고 독해하며, 전후 남북한 사람들의 삶의 틀을 제한하는 평행적 디스토피아를 낳은 상황을 제시한다.

 미술정책개발과 현장비평을 병행해온 미술평론가 김종길은 「비무장지대를 횡단하는 불온한 미학의 실천」이라는 논고에서, 한국전쟁 이후 금단의 냉전공간이었던 DMZ지대를 미학적 상징공간으로 탈바꿈시키려는 저항적 예술실천이 1980년대 이후 본격적으로 전개된 과정을 주요 전시 및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다룬다.

아부다비 뉴욕대학에서 영화학을 강의하며 국내외에서 학술활동과 강연활동을 지속해온 영화학자 정승훈은 「DMZ: 글로벌 코리언 시네마의 아토피아」라는 논고에서, 남한을 기준으로 북한, 러시아, 연변 등 중국 동북부로 이어지는 ‘서북 네트워크’와 일본, 동남아, 홍콩 등 중국 동남부로 이어지는 ‘동남 네트워크’를 매핑하면서 DMZ의 함의를 직간접적으로 드러내는 ‘글로벌 코리언 시네마’를 분석한다. 컨퍼런스 발제글들을 모은 단행본도 출간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컨퍼런스 중에는 사운드 아티스트 미카 바이니오가 사운드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또한 아트선재센터 1층 프로젝트 스페이스에서는 DMZ 관련 작품과 DMZ 피스프로젝트 자료전시가 더해져 다채로운 행사로 꾸려질 예정이다.

저작권자 © 뉴스파인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