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라엘 대외정보기관 '모사드'의 로고. 이스라엘이 더 이상 북한 정권을 봐주지 않을 것 같다

[전경웅 기자] 모사드 등 이스라엘 정보기관들에게 이란 핵개발은 반드시 막아야 할 문제다. 여기에 기술과 인력을 제공한 나라는 이스라엘의 ‘공적(公敵)’이 된다.

그동안 중국 공산당과의 유대 관계 때문에 북한을 지켜보기만 했던 이스라엘이 행동에 나설 때가 된 걸까. 유발 스타이니츠 이스라엘 정보전략부 장관이 최근 브리핑에서 밝힌 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美월드트리뷴닷컴은 24일(현지시간), “이란이 지난 수 년 동안 북한의 핵개발에 막대한 자금을 지원하고, 북한은 이란에 미사일 기술과 인력을 전수한 것으로 결론내렸다는 유발 스타이니츠 이스라엘 정보전략부 장관의 브리핑 내용을 보도했다. 

美월드트리뷴닷컴이 전한 유발 스타이니츠 장관의 지난 20일 브리핑 내용 가운데 일부다. 

“국제사회는 수년 동안 북핵 관련 협상을 했지만 결국 북한의 핵개발을 막지 못했다. 이란도 북한과의 협력으로 국제 사회의 모든 제재를 우회하게 될 것이다.” “이란은 그동안 북한으로부터 미사일과 핵무기 기술 관련 전문 인력들을 제공받았다. 이란은 그 대가로 북한 핵개발에 자금을 지원했다.” 

유발 스타이니츠 장관의 발언은 지난 25일, 美정부가 이란 핵협상 기한을 7개월 연장하겠다는 발표를 한 때에 맞춰 보도됐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미국을 포함한 서방 강대국들이 이란 핵개발을 ‘대화’만으로 막으려는 것에 대한 우려를 표시한 것이라고 해석한다. 

하지만 유발 스타이니츠 장관이 모사드, 아만, 신베쓰 등 이스라엘 정보기관의 총책임자라는 점을 생각하면, 그의 브리핑 내용은 시사하는 바가 많다. 

▲ 2004년 4월 북한 남포열차 사고 당시 현장 모습. 모사드의 공작으로 추정된다. ⓒ北선전매체 보도화면 캡쳐

2004년 4월에는 남포로 향하던 북한 화물열차에 북한으로부터 핵물질을 수령하러 가던 시리아 과학자 12명이 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 폭파하는 사건을 주도했다. 모사드 등 이스라엘 정보기관들은 북한과 시리아, 이란 간의 ‘핵무기 및 미사일 개발 커넥션’이 1997년 결성되자 이를 감시하고 깨뜨리는 데 전력을 다 해왔다. 

2007년 9월에는 시리아 타르투스 항으로 입항한 1,700톤급 북한 화물선에서 플루토늄 의심 물질이 발견되자 다마스커스 북동쪽 160km 지점에 있는 시리아 원전을 폭격, 박살내 버렸다. 

이처럼 시리아-이란-북한 간의 커넥션을 ‘차단’해 왔던 이스라엘은 지금까지는 한국과 미국의 입장, 중국 공산당과의 유대관계를 고려해 북한을 직접 ‘건드리지’ 않았다. 

하지만 유발 스타이니츠 장관이 이란 핵개발의 협력자로 북한을 지목한 것은 “북한 김정은 정권에 대해 앞으로는 말로 하지 않겠다”는 ‘경고’라고 볼 수 있다.  

▲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일어난 폭탄 테러. 실제로는 이란 핵기술자를 노린 모사드의 암살 공작이었다. ⓒ이란 매체 보도화면 캡쳐

2007년 9월 시리아 원전을 폭격하기 직전 이스라엘 정부는 미국 등 동맹국에게 “이들을 막아달라”고 요청했다가 거절당하자 단 한 번의 ‘경고’ 뒤 곧바로 폭격을 감행했다. 시리아와 이란, 북한은 이스라엘을 막지 못했다. 

이런 사례로 미루어 볼 때 이스라엘 정보 수장이 북한을 ‘공적’으로 지목했다는 것은 곧 모사드 등이 세계 곳곳에서 북한을 대상으로 ‘보이지 않는 행동’에 돌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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