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파인더 외신] 필리핀 중부를 단 몇 시간 만에 파멸로 쓸어버린 초유의 강한 태풍 하이엔(‘욜란다’)이 발생한지 1주년을 맞아 생존자들은 지난 8일 희생자들이 묻혀 있는 묘지에 모여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추모자들은 아직도 복구되지 않은 상황 속에서 생존을 위한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다. 

100년에 한번 올만한 기록적인 강풍으로 한 도시를 삼켜버렸던 태풍 ‘하이엔’. 순식간에 7,350명 이상의 생명을 앗아간 초대형 태풍이었다.

필리핀에서도 빈곤한 지역이었던 중부 지역. 이곳에 몰아친 태풍으로 약 1,400만 명의 이재민들이 발생했다. 이들은 대체적으로 농사와 어업을 통해 살아가는 가난한 삶을 살던 사람들이었다.
 
복구와 재건의 노력은 모든 생존자들에게 고통스럽고 힘겨운 일이었다. 이들은 언제 다시 찾아올지 모르는 강한 태풍을 염려하는 트라우마가 남아있다. 아직도 수백만이 넘는 이재민들은 해안 근처에 임시로 마련된 대피소에서 지내고 있다.
 
태풍으로 흩어졌던 가족들은 1주년을 추모하기 위해 각지에서 모여들어 한 송이 꽃과 촛불을 키우며 깊은 슬픔에 흐느끼며 기도했다. 조세핀(41세)은 피해가 가장 심했던 ‘탈클로반 시티’에서 ‘하이엔’에게 자녀 셋, 모두를 잃었다. 그 지역은 2,000명이 넘는 사람이 태풍에 매장된 곳이다.
 
이날 조세핀은 "애들이 너무 보고 싶다”며 “내일 생일을 맞는 존.. 나의 아들.. 사랑한다.. 너무 보고 싶다"며 흐느껴 울부짖었다. 한편, 아직도 신원이 파악되지 않은 수 백구의 시신이 잠들어 있는 공동 묘지에 모여, 추모자 들은 불빛 팬으로, 마른 땅 위에 세워 놓은 하얀색 십자가 위에, 희생자의 이름을 하나씩 써 내려갔다.
 
다른 희생자 가족 엘에나(50세)는 “나는 아직도 내 동생을 찾고 있다. 하지만 여기 묻여 있는 시신들 중에 내 동생의 이름은 보이질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녀의 눈가는 눈물에 젖어 퉁퉁 부어 있었으며 농구장 6배만한 크기의 공동 묘지 주위를 정신 나간 채로 배외하고 있었다.
 
필리핀은 천주교 국가이다. 특히, 태풍이 쓸고 간 중부 지방은 독실한 천주교 신자들이 많다. 추모식에는 신부의 미사도 진행됐다.

 

신부들은 미사가 끝나자, 하얀 풍선과 비둘기를 묘지 위에 날려보냈다. 추모식에 참석한 타클로반 시티 알프레도 시장은 “정말 씁쓸하다”며 “그들이 살아 남는 동안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었으며, 삶의 터전과 집들 모두를 잃었다”고 했다. 1년 동안 그랬듯이 앞으로 현실의 어려움 속에 부딪치며 힘겨운 나날을 지내야 한다. 

이번 추모 기념일에서는 앞으로 복구와 도시 재건에 초점을 맞춰 점검하는 계기가 됐다. 적어도 백만 명 이상이 남아있는 해안가의 주민들을 언제 닥칠 줄 모르는 해일 폭풍에 노출되어 있다. 이에 따라 조속한 시일 내일 이주시켜야 한다. 필리핀 정부는 태풍 피해지역의 재건 계획에 36억 달러를 책정했다.

그러나, 계획이 계속 지연되고 있다.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약 20만호의 부지를 매입하는 과정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태풍 피해 지역의 학교, 병원 등과 같은 기본적인 공공건물도 아직 복구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필리핀 아키노 대통령은 지난 7일, 피해 지역인 구이우안 지방에서 가진 연설을 통해 "정부는 이번 복구와 재건에 있어 서둘러 일을 마무리하기보다는 좀 더 정확하고 확실에게 일을 마치겠다"라며 정당성에 대해 피력했다. 또 그는 "아무리 나를 비난 한다 해도 정도를 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나 또한 참을성이 없는 급한 성격의 소유자이지만 복구에 대해 계획 없이 엉터리로 진행 한다면 근간에 더 어려워 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지금의 불편 조금만 더 참을 수 있다면 그에 대한 이익은 오래갈 것"이라고 연설했다. 

오히려 외국의 국제구호단체들이 수백만 달러의 구호성금과 구조활동으로 재해민들에게 가시적인 복구 성과와 안정에 도움을 주고 있는 실정이다. 그나마, 사고 후 몇 개월 이내에 전기공급이 재개된 것과 벼 농사를 다시 시작할 수 있었던 것, 그리고 전염병 방지를 위한 위생 프로그램으로 최악의 사태를 막은 것 은 성공적인 캠페인 덕이었다. 

240,000명의 타클로반의 시민들은 다른 필리핀의 도시와 같이 교통체증, 분주한 시장, 주말에는 가족과 함께하는 쇼핑몰을 구경하는 등 평범한 예전의 생활로 돌아가길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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