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모르냐?”
“지금 실실 쪼개고 있냐?”

뒷골목에서 건달이 선량한 시민의 쌈짓돈을 빼앗을 때 꺼내는 말이 아니다. 다름이 아니라 바로 이번 19대 국정감사에서 국회의원이 증인에게 한 말이다. 이것이 대한민국 국회의 현 주소이다. 지난 27일에 끝난 2014년 국정감사도 과거의 모습을 그대로 답습했다. 세월호 사태로 국감준비를 충분히 하지 못했다고 하지만 행정부의 권한남용, 예산낭비 등을 체계적으로 밝히지 못했다. 피감사기관의 증인을 비롯한 일반인, 기업인을 대상으로 위압적으로 질문을 퍼부었다.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보여주기식 국감, 증인을 호통하고 망신을 주며, 인격 모독하는 행위가 여전히 보여줬다. 한마디로 고성국회, 호통국회, 면박국회, 막말국회, 비속어국회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평균 6분 8초를 질의하고 1분 52초를 답변했다
그런 국회에 대해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국정감사 우수의원을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 포함 28명을 국감이 끝나자마자 선정했다. 하지만 실제로 국감을 모니터해 보니 기가 막힌 노릇이다. 자기 말만 하는 국회의원이 우수의원인가? 오히려 국민의 알 권리를 해소하고 행정부를 정확히 모니터하는 의원이 우수 의원으로 선정되어야 하지 않는가? 
5일(수), 시장경제 전문연구기관 자유경제원(원장 현진권)에서 개최한 “무소불위의 국회권력, 왜 이럴까” 세미나 발제자료에 따르면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회의원들은 평균 6분 8초를 질의했고, 평균 1분 52초를 답했다. 일부 의원은 질의시간 8분 동안 증인이 1분 이상 답변을 하지 못했던 경우도 발생했다. 일부 의원들은 질의시간을 넘겨가면서 질의만 하는 경우도 많았고, 답변을 받지 못한 경우 서면 답변을 요구하는 등 파행 국감을 자행했다. 

1분도 답변기회도 안 준 의원도 있어
최근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단통법) 시행과 휴대폰 단말기 및 이동통신사의 요금과 관련해 문제점이 속출해 국민들의 관심도 높았다. 그런 와중에 경실련은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에서는 문병호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과 전병헌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을 우수 국감의원으로 선정했다. 그간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는 다른 상임위원회보다 상대적으로 식물 상임위라고 평가를 받아 조해진 새누리당, 강길부 새누리당 의원들은 증인으로부터 3분 넘는 답변을 충분히 받아 그간 단통법과 관련된 문제된 사항을 해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에 비해 최원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증인 답변 38초만 제외한 나머지 7분 22초를 혼자 질의시간으로 사용하는 행태를 보여 국감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우수 국감 의원 선정 기준이 참 이해하기 어려워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국회의원은 의원다워야
호통치는 국회의원, 자기 말만 하는 국회의원이 나오는 이유는 단 한가지다. 그렇게 해야 인기가 높아지고 다음 선거에 유리하게 작용해 다시 국회의원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정감사장을 전략적으로 선전하고 광고하는 도구를 활용한다면 정말 위험하다. 이런 잘못된 국회의원 행태, 문화가 하루 빨리 고쳐지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장담하기 어렵다. 지금 국회는 온갖 특권, 혜택과 권한만 누리고 책임의식이 없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소통하는 국회의원이 많아지는 국회가 되기를 정말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써 희망한다.

송덕진 자유경제원 제도경제실장 /  포퓰리즘감시시민단체연합 사무총장 / 사회적경제조사연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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