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영화 '이집트의 왕자’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애굽 땅을 떠나는 장면을 감동스럽게 보았을 것이다. 그 이후엔 어떻게 되었을까? 성경 출애굽기를 살펴보면 불평과 불만으로 가득 찬 백성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목이 마르다며, 배가 고프다며 자신들을 애굽 땅에서 데리고 나온 모세를 책망하였다. 자비롭게도 신께서는 이러한 불만에도 불구하고 돌에서 물이 나오게 하고 메추라기와 만나를 주셨다. 하지만 그들은 감사함을 모르고 신을 부정하고 우상을 섬기다가 결국에는 몇 년 안에 들어갈 가나안 땅을 몇 십 년 동안 광야에서 헤매는 불행을 겪고 말았다.

 
노예였던 이스라엘 백성은 주인이 주는 밥을 먹었고 애굽 땅을 떠나서는 그저 떨어지는 메추라기와 만나를 거두는 것이 전부였다. 바꾸어 말하면 그저 받아먹기만 하면 되는 것이 그들의 경제생활이었다. 그 결과 자신을 위한 생산은커녕 그저 원초적인 욕구만 해결하는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었다. 그렇기에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절망하고 불평만 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궁극적으로 가나안 땅에 다가가서도 갈렙과 여호수아를 제외하고는 가나안을 수복하지 못할 것이라는 패배주의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이 때 이스라엘 백성의 심리는 “옛날이 좋았는데”였을 것이다.
 
역사는 반복된다고 하던가? 원시시대 유물로 남아있었어야 할 이러한 마음가짐은 시대를 역행하여 오늘날 우리 사회를 괴롭히고 있다. 정말 비슷하다. 특히 대학생들은 주어진 학교수업을 듣고 학점을 딴 후 취직을 하려고 보니 좋은 직장의 벽은 높게만 보일 뿐이다. 심지어 정부를 비난하며 사사건건 트집을 잡고 그 뿌리가 되는 시장경제의 체제를 부정하기에 이르렀다.
 
극단적인 학생들은 시위에 참가하면서 정치선동에 자신의 의미를 부여하면서 정작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망각하고 경쟁력을 잃어가기 시작했다.
 
그러다보니 기업이 자본을 독점한다는 둥, 이러한 것을 분배해서 양극화를 줄여야 한다는 등의 주장을 내세우며 시장경제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 그들의 논리를 좀 더 풀어보자면 자신들은 다른 국가에 비해서 너무도 과도한 노력을 하고 있고 그러한 노력의 수위를 낮추어야 한다고 정당화 한다. 하지만 근거와 사례를 들어보라고 하면 의외로 그 논증이 약하다. 예를 들면 중소기업 중에서는 환경 좋고 돈도 많이 주는 직장이 많다. 그런데 정작 대학생들에게 그 기업의 이름을 물어보면 모르는 사람이 태반이다. 실제로 대학교 중소기업설명회 때 설명하는 강사가 잘나가는 중소기업 이름 하나를 읊었는데 200명 중에서 단 1명도 이름을 알고 있지 않았다.
 
취업의 기본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찾고 그에 맞는 기업을 찾는 것이 기본이다. 이것도 하나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작업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우리나라가 이렇게 잘 나가는 중소기업을 가질 수 있게 된 것도 '경쟁’을 통한 성장이 있었음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취업 하고 싶다는 대학생들이 정작 기업에 대해서 깊게 알고 있는 것이 없고 인터넷에서 돌아다니는 신뢰성 없는 정보에 의존하며 취업활동을 하고 있다. 과연 저들의 말대로 기업이 자본을 독점해서 자신들이 취업을 못한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일까?
 
사실 저들의 가장(솔직히 필자도 그들 중 한 사람일지도 모른다) 문제가 되는 것은 경쟁을 오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필자는 '시장경제와 법’ 시간에 현진권 원장의 '경쟁’을 주제로 한 강연을 들었다. 여기서 한 학생이 질문을 했는데 그 질문은 다음과 같다.
 
-사람이 1000명이 있는데 직장은 100명밖에 뽑지 않는데 결국 900명은 도태되는 것은 아닌가?
 
여기서 그 학생이 전제로 깔았던 것은 자원은 한정되어있다는 것이었다.
 
이 글을 찬찬히 읽어 본 사람들은 이 전제가 옳지 않다고 말하는 필자의 취지를 이해할 것이다. 확실한 것은 그 학생에게 취업문은 좁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만약에 이스라엘 백성들이 물이 없어도 스스로 우물을 파거나, 스스로 사냥을 했었더라면 어떠했을까? 노동을 통해 근력이 생기고 사냥경험을 바탕으로 무기를 발달시키고 전법을 구상하며 보다 강했을 것이고 가나안 땅에 도전하는데 큰 어려움을 느끼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광야에서도 이방민족과 싸웠지만 모세의 손 올림에 의존한 경향이 강했다.) 하물며 오늘날 사회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살던 시절보다 확실히 좋다.
 
시장경제와 경쟁을 부정하기에는 아직 도전해보고 부딪쳐 볼만한 일이 너무 많지 않은가? 경쟁을 죄악시하고 세상을 약육강식으로 바라보며 불평불만만 하는 나의 친구들아! 세상은 아직 살만하다.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라는 말이 괜한 말이 아니 듯 진정으로 경쟁의 가치에 대하여 함께 깊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류성하 | 숭실대 법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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