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측 고위급 방문을 남북관계 개선의 기회로 삼자는 생각은 분명히 있지만 5·24 조치 등 그동안 견지한 대북정책 원칙을 재고한다든지 그런 것은 없다. 고위급이 왔다고 그런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바꾸거나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

[뉴스파인더 홍범호 기자]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 업무보고에서, 지난 아시안게임 폐막식에 참석한 북한 고위급 대표단의 방한에 대해 이같이 말하면서 그 동안 견지해온 대북 정책의 원칙을 재고하는 일은 없다고 밝혔다.

5.24 조치와 관련해 북한의 책임 있는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는 기존 입장엔 변함이 없다고 선을 그은 것이다. 

그러면서 류 장관은 “남북간 현안을 충격적 방식으로 푸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남북이 5.24조치를 논의해 극복하고 넘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류 장관은 금강산 관광 문제가 유엔의 대북 제재 결의안과 관계가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 “고려해야겠지만, 남북간 사안인 만큼 남북이 만나 해법을 찾는 것이 순서”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산가족과 국군포로, 납북자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남북 간 협의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방침도 강조했다. 이를 위해 그는 “유엔에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한편, 국제적십자위원회, ICRC를 활용해 이산가족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도 했다.

특히, 류 장관은 북한 경제에 대해 “쌀값, 환율 등의 상승세 둔화로 주민들의 체감 물가는 다소 안정됐지만 핵·경제 병진 노선 추진으로 자원 왜곡과 외자유치에 장애가 초래되고 있다”면서 “시장화 현상이 확산되는 가운데 외형적으로는 경제상황이 다소 호전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경제회생의 근본적인 제약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밝혔다.

“북한은 집권 3년차를 맞아 김정은 체제의 안정화를 위한 권력구조의 정비와 충성분위기 확산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북한은 또 휴대전화 보급 등 사회변화 요구 일부를 수용하고 있지만, 외부문화 유입 처벌 등 체제 위협 요인에 대해서는 엄격한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 류길재 통일부 장관

류 장관은 북한이 남북관계의 국면 전환을 시도하고 있지만 우리 정부는 과도한 기대나 축소 없이 있는 그대로 보고, 차분하고 의연하게 대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국제사회의 압박이 강화되는 가운데 북-중 관계도 다소 소원해 졌다”며 “북한의 외교 다변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주목할만한 대외 관계의 성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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