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월하고도 1주일. 건강한 청년 '동해'와 안방극장 시청자가 만난 시간이다. 꿈의 시청률 40%를 넘나들었던 KBS 1TV 일일극 '웃어라 동해야'가 막을 내렸다. "동해와 헤어져 섭섭하다"는 배우 지창욱(24)을 만났다.   

"사실 시원한 마음도 있어요. 힘들고 고생도 많이 해서. 그런데 끝나고 나니 기분이 이상해요. 다시는 동해를 못 만난다고 생각하니 섭섭해요. 생각보다 시원하지 않고 서운한 마음이에요."

동해와의 이별 뿐만이 아니다. 동고동락한 배우들과 스태프들과의 헤어짐도 지창욱에겐 큰 아쉬움이다. 극중 엄마인 도지원과는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터라 이별이 남다르다.

"도지원 선배도 낯을 가리는 편이라 둘다 처음엔 어색했는데 나중엔 제일 편했어요. 저를 정말 잘 챙겨주셨어요. 선배라는 느낌보다는 친구같고 친누나같고 엄마같고 정말 가족같아요. 오지은(봉이)-박정아(새와) 누나도 그렇고 장우(도진), 김유석 선배(필재) 등도 모두 친해졌는데 헤어져서 아쉬워요."

데뷔 4년차인 지창욱은 첫 드라마 주연작에서 대박을 터뜨렸다. '국민손자'라는 애칭까지 얻었다. 

"시청률 40%를 넘기고, 촬영할 때 많은 분들이 알아봐주셔서 실감했어요. 어르신들은 '동해'라고 부르며 반갑다고 손을 잡아주세요. 식당에 가면 밥과 반찬도 많이 주세요.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아도 되나 싶어 얼떨떨해요."

'웃어라 동해야'는 미국 입양아 출신 9세 정신연령의 미혼모 안나(도지원 분)와 아들 동해가 온갖 역경을 딛고 새로운 가족과 행복을 찾는 과정을 담은 가족드라마다.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출생의 비밀과 억지 설정 등으로 '막장'이라는 비난도 적지 않았다.

"(막장) 얘기도 많이 들었지만 신경쓰지 않았어요. 드라마라 가능한 내용이고, 재미를 줄 수 있는 갈등이라 생각했어요. 워낙 긴 작품(159회)이기도 했고. 저도 동해가 너무 착하고 참기만 해서 답답한 부분도 있었어요. 대본에 충실하면서 캐릭터를 이해하면서 연기하려 노력했죠.

지창욱은 '동해'로 살면서 깨달은 바가 많다. 그리고 성장했다.

"'나 끈질긴 놈이야. 한다면 한다는 놈이야. 미국에서 엄마와 살 때부터 독하고 끈질긴 놈이었어'라는 대사가 있어요. 동해는 착하지만 자기 사람을 지키기 위해서는 독하고 강해졌어요. 강하니까 질 줄도 알고. 동해는 사랑받을 수 밖에 없는 사람이에요. '희망'같은 존재죠. 나에게도 동해는 '희망'이 됐어요."
 
이수아 기자 2sooah@frontier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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