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새 지도부 구성을 앞두고 벌써부터 시끄럽다. 친박근혜계 의원들이 ‘분당(分黨)’까지 언급하며 친이명박계를 압박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안상수 대표 등 현 지도부가 총사퇴키로 하면서 오는 6일 원내대표 경선이 끝나면 당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조기 전당대회를 준비한다.

 

박근혜 전 대표가 지난 대선 경선에서 패배한 이후 공천과 주요당직에서 배제되며 비주류로 전락한 친박계가 이번에는 지도부에서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이경재 의원은 2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4.27재보선 패배 이후 당 쇄신방향과 관련해 친이계를 지목해 “그동안에 책임졌던 분들은 2선으로 물러가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최근 친이계에서 박 전 대표의 역할론을 먼저 제안하고 나선데 대해선 “역할론을 들먹이면서 사실은 주요 역할에 친박인사를 배제한다면 그야말로 립서비스에 불과하다”며 새 지도부는 친박 인사들이 중심이 돼야 한다는 뜻을 강조했다.

 

그는 전날 있었던 친박 홍사덕 의원의 “분당할 수 있다”는 발언에 대해선 “자리 안 준다고 분당까지 하겠다는 뜻은 아니다”라며 진화에 나섰다. “박 전 대표의 뜻과도 전혀 다르다”고 했다.

 

그는 다만 ‘분당’ 발언이 언급된 배경에 대해 “주류층이 기득권만 고집하다가 총선을 망치면 자신들도 자멸할 것이고, 대선도 망칠 것이라는 것을 경고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지금 청와대나 친이주류 그룹이 박 전 대표를 전면에 내세운다는 얘기들이 나오고 있는데, 급할 때 얼굴마담이나 하고 실질적으로 기득권은 그대로 유지하고, 차기 인사권도 자기들이 갖겠다는 뭐 이런 것을 버리지 않는 한은 아마 뾰족한 해법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홍사덕 의원은 일부 언론을 통해 “당의 새 지도부 구성이 서로 신뢰하는 쪽으로 가지 않으면 최악의 상황이 올 수 있다”면서 “최악의 상황이란 분당이 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친박-친이계가) 서로 신뢰하지 못하면 달리 길이 없다는 뜻”이라며 이 같이 밝힌 뒤 “앞으로 큰 그림이 비상대책위에서 나와야 하며, 새 지도부와 주요 당직을 어떻게 배분하느냐에 따라 서로의 뜻을 읽을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지난 대선 경선 과정을 거치며 친박에서 친이로 돌아선 전여옥 의원은 “탈당이란 이야기는 결코 쉽게 해서는 안 될 말인데 홍 의원의 속내가 궁금하다”며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뉴스파인더 김의중 기자 zerg@newsfin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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