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15일 상명대학교에서 ‘이 남자가 사는 법’이라는 주제의 특강을 갖고 대학생들에게 “열정을 갖고 살아 달라”고 당부했다.

 

홍 최고위원은 어린 시절 가난하고 불우한 시간을 보내다가 현재의 위치에 설 수 있게 된 배경을 대학생들에게 여과 없이 전달해 큰 호응을 받았다.

 

특히 검사 시절 고위 공직자들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있었던 얘기들이 흥미를 끌었다. 그는 지난 1988년 5년차 평검사로 서울지검에 근무하던 시절 이른바 ‘노량진 수산시장 사건’을 맡아 전두환 전 대통령의 친형과 당시 현직 법원장 등을 수사했던 담화부터 풀어나갔다.

 

그에 따르면 당시 검찰총장의 수사 중단 압박에도 불구하고 수사를 강행, 고위급 인사들의 옷을 줄줄이 벗겼다. 이 과정에서 수사를 만류하던 검찰총장도 물러난다.

 

그러나 2년 뒤 해당 검찰총장이 법무부 장관에 오르면서 그는 광주지검으로 쫓겨난다. 그곳에 있던 1년 3개월 동안 그는 광주일대 조직폭력배들을 모조리 잡아들였다. 조폭들에겐 ‘원흉’이나 다름없었다. 그래서 결국 조폭들은 윗선에 꾸준히 로비(?)를 감행했고 그는 광주를 떠나 다시 서울지검으로 오게 됐다고.

 

다시 돌아온 서울지검에서의 생활도 순탄치 않았다. ‘빠찡코 사건’ 수사 때문이었다. 빠찡코 사건은 노태우 대통령 시절 2인자로 불리던 박철언씨를 비롯해 법무부 차관, 경찰청장, 안기부(현 국정원) 기획조정실장 등 정권 실세들이 모조리 연루된 사건이다. 조폭이 낀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이 사건을 다룬 SBS 드라마 ‘모래시계’가 많은 인기를 얻은 적이 있는데, 여기서 박상원이 맡은 검사역의 실제 주인공이 홍 최고위원이다. 이처럼 윗선을 건드리다보니 검찰 조직 내에서도 그는 부담스러운 인물일 수밖에 없었다.

 

빠찡코 사건이 마무리 된 뒤 그에겐 계속해서 사퇴 압력이 들어왔고, 39살이 되던 1995년 10월 초 사표를 제출하고 검찰에서 나온다. 여기서부터 얘기가 더 재밌어진다. 반 농담이었지만 그가 국회의원을 하게 된 결정적인(?) 사건이 이 때 일어났다.

 

홍 최고위원은 “공직에서 내려와 이제 시골로 와서 변호사 사무실을 열어 놓으니까, 광주하고 서울에서 잡아넣었던 깡패들이 출소를 해서 가족을 협박했다”며 웃지 못 할 사연을 들려줬다. 석궁테러에 납치협박, 살해협박이 줄을 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가족을 지키기 위해선 힘이 필요했고, 국회의원에 출마하게 됐다는 것이다.

 

그는 “변호사가 되니까 힘이 없더라. 그 때 내가 국회의원을 하려고 해서 한 게 아니고 내 가족을 보호할 수단이 없으니까 하게 된 것”이라고 말해 큰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도 그는 “여러분들 매일 국회의원 욕만 하시는데, 실제 욕먹는 국회의원은 별로 없다. 일 열심히 한다”고 항변 아닌 항변도 잊지 않았다. 그는 “가끔 이상한 사람이 국회의원으로 와서 전체를 욕 먹이는데, 대다수 의원들은 열심히 한다”며 정치인을 삐뚤어진 시각으로만 바라보지 말아줄 것을 당부했다.

 

한편 그는 이날 “공부를 열심히 해라” “열정을 갖고 살아야 한다”는 말을 유독 여러 번 강조했다. 요즘 세대들이 의지가 약하고 열정이 없어 안타깝다는 생각에서다. 그는 “요즘 학점이나 성적을 가지고 아파트에서 뛰어내리는데, 저는 참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뛰어내릴 용기가 있으면 왜 공부를 해서 1등을 못하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소리 아니냐고 하는데, 나는 7살 때 집안이 쫄딱 망해 이틀을 걸어서 대구를 전전하다 다시 합천 산골로 들어갔지만 희망을 버린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면서 “힘들거나 좌절감이 들 때에도 ‘잘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살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뛰어내릴 용기로 학업에 정진하면 된다. 여러분은 열심히 살아주었으면 한다”며 “난관이 올 때 피하려고 하면 더 큰 난관에 부딪히게 된다. 정면으로 부딪혀야 어떻게든 깨고 나아갈 수 있다”고 충고했다.

 

아울러 그는 “여러분이 연애를 할 때엔 순정으로 해라. 그리고 열심히 살아라. 열정으로 살아라. 마지막으로 바르게 살아라. 이렇게 이야기 하고 싶다”며 “이것이 홍준표, ‘이 남자가 사는 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앞으로도 나는 그렇게 살 것이다. 은퇴할 때 아주 보기 좋게, 그리고 당당하게, 돌아갈 때 뒷모습이 아름다운 모습으로 은퇴를 할 것”이라며 “여러분도 열정을 갖고 공부를 열심히 해 달라”고 재차 당부했다.

 

뉴스파인더 김의중 기자 zerg@newsfin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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