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성호 한나라당 의원은 8일 한나라당 홈페이지 ‘국회의원 발언대’에 ‘MB를 위한 변명’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올렸다.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문제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분산 배치설 등 현안을 두고 비난의 중심에 선 이명박 대통령을 대신한 글이다. 글을 쓰면서도 “저 역시 다음 선거를 준비해야 되는 사람이기 때문에 말씀을 드리기가 참 힘들다”는 고뇌도 털어놨다.

 

먼저 진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 정치에서 손 떼야”라는 5일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의 국회 연설이 각 언론 헤드라인에 걸렸던 것부터 언급했다.

 

그는 ‘정치’라는 단어가 가지는 사전적 의미가 ‘가치의 권위적 배분’, ‘국가의 운영 또는 이 운영에 영향을 활동’ 등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박지원 원내대표께서 하신 말씀은 이명박 대통령은 이제 청와대에서 물러나라는 말씀”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지금 재보궐선거가 한창인데 석간신문 또는 인터넷 기사들을 보면 욕된 과거의 어떤 나쁜 것들을 들춰 보는 이런 경쟁”이라며 “이게 만약 정치라면 저는 이 대통령보고 정치에서 손을 떼라고 말씀 드리겠다”고 했다.

 

그는 “그런데 정치는 그런 게 아니다. 우리 국회의원들이 착각하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며 “정치라는 단어는 굉장히 고상하고 중요한 의미를 가진 단어로, 정치인부터가 정치에 대한 개념 정의부터 새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회의원을 하는 목적이 국가를 위해서 일하느냐, 아니면 다음 선거에서 또 당선되느냐 이 둘 중에서 뭘 하느냐에 따라서 생각은 달라진다고 본다”면서 “표냐, 국익이냐가 포인트”라며 포퓰리즘에 젖은 정치권의 행태를 꼬집었다.

 

이어 “일부 의원들 말씀을 들어 보면 이명박 대통령은 무능하고 실패한 대통령이고, 지금 대한민국은 참 살기 나쁜 나라 같은데 과연 그렇겠느냐”며 이 대통령과 역대 대통령 간 발언을 비교해 가며 반박해 나갔다.

 

진 의원에 따르면 집권 4년 차를 맞은 이 대통령은 “아직 2년이나 남았다, 개헌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노무현 전 대통령은 비슷한 집권 시기 “평지풍파를 만들기보다는 벌인 일을 마무리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진 의원은 “저는 이 두 말 다 맞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렇지만 남은 2년이 어떻게 되느냐, 이것은 인식의 차이”라고 했다. 이어 같은 시기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전직 대통령들보다 높다는 여론조사 데이터를 제시했다.

 

집권 초 노 전 대통령은 75.1%, 김영삼 전 대통령 70.7%, 김대중 전 대통령 70.9%로 시작했다. 반면 이 대통령은 가장 낮은 57.4%로 시작했다. 그러나 집권 4년 차를 맞이해서는 이 대통령이 48.9%로 가장 높았다.

 

이에 대해 그는 “주관적인 판단보다는 이런 현실을 좀 직시하며 저희들이 정치를 해야 될 것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공항 백지화 문제에 대해선 “만약에 이게 백지화가 아니고 밀양과 가덕도 중 한 곳을 결정을 하셨다면 또 다른 후폭풍은 없었을까 한 번 생각해 볼 대목”이라며 “과학비즈니스벨트 등 상당히 유사한 사례들이 생길 텐데 우선은 국익부터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1인당 GRDP가 가장 낮은 곳이 대구이고, 다른 지역을 구체적으로 거명하지는 않겠지만 1인당 GRDP가 높은 지역에 또 다른 시설들을 요구하는 분들도 많다”면서 “과거에 이런 공약을, 아이디어를 먼저 냈으니까 무조건 이 곳에 주어야 된다는 방식으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국책사업을 진행하는데 있어 인구와 지역발전 정도, 1인당 GRDP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국익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논리다. 아울러 정부를 향해서도 “종합적으로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플랜을 짜는 TF팀을 꾸려서, 지역 균형발전을 위한 정책을 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뉴스파인더 김의중 기자 zerg@newsfinder.co.kr

 

 

 

다음은 진성호 의원 칼럼 전문

 

MB를 위한 변명

 

진성호<서울 중랑을 국회의원-한나라당>

 

엊그제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한 뒤, 각 신문이나 방송의 헤드라인은 이랬습니다. "이명박 대통령, 정치에서 손을 떼야".

자, 그러면 정치(politics)란 무엇입니까?

 

방금 제 방에서 위키 백과사전을 봤습니다. 정치에 대해서 가장 널리 쓰이고 있는 학문적인 정의는 데이비드 이스턴이 한 것입니다. '가치의 권위적 배분'입니다. 막스 베버는 정치에 대해서 '국가의 운영 또는 이 운영에 영향을 미치는 활동'이라고 했습니다. 헤럴드 라스웰은 '누가 무엇을 언제 어떻게 갖느냐' 이것이 정치라고 했습니다.

 

이런 정치학자들의 견해를 종합해 보면, 어제 박지원 대표께서 하신 말씀은 이명박 대통령은 이제 청와대에서 물러나라는 말씀입니다. 그 가운데는 대한민국 정치인들이 정치에 대해서 갖고 있는 어떤 고정관념을 읽을 수가 있습니다.

 

지금 재-보궐선거가 한창입니다. 방금 석간신문 또는 인터넷의 기사들을 보면 선거 이슈는 대개 이런 겁니다.

분당의 미래 비전이 뭔가, 강원도에 어떤 문제가 있느냐 이런 것보다는, 분당 같은 경우는 민정당 출신이다, 한나라당 출신이다 이런 것이 지금 논쟁이 되고 있고, 강원도에서는 MBC 사장 시절에 어땠다 이런 것들이 거론됩니다. 욕된 과거의 어떤 나쁜 것들을 들춰 보는 이런 경쟁입니다. 이게 만약 정치라면 저는 이명박 대통령보고 정치에서 손을 떼라고 저도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런데 정치는 그런 게 아닙니다. 지금 우리 국회의원들이 착각하는 것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정치라는 단어는 굉장히 고상하고 중요한 의미를 가진 단어입니다. 일반인들이 정치를 말할 때는 '그 사람 정치한다' 상당히 나쁘게 씁니다. 그렇다면 우리 정치인부터가 이 '정치'에 대한 개념정의부터 새로 해야 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지금 우리 정치와 우리 국회의원들은 희화화되고, 계속 대한민국의 국익은 낮은 곳으로 낮은 곳으로 떨어질 겁니다.

 

지금 이명박 대통령이 받은 비판 중의 하나는 그런 겁니다. 여의도식 정치를 너무 싫어한다, 떨어져 있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지금 대통령이 소통해야 할 점에서는 소원한 게 맞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지금 우리 국회의원이나 청와대나 또는 정부가 과연 정치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새로 고민한다면 저는 신공항 문제든 복지 문제든 생산적인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봅니다.

 

정치분야 대정부 질의에서 자유선진당 변웅전 의원은 한나라당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비판하고 있고, 또 내년 총선을 앞두고 대통령하고 거리를 두는 게 도움이 된다 이런 발언도 하셨는데 꼭 그렇지만은 않다고 저는 봅니다. 국회의원을 하는 목적이 국가를 위해서 일하느냐, 아니면 다음 선거에서 또 당선되느냐 이 둘 중에서 뭘 하느냐에 따라서 생각은 달라진다고 봅니다. 표냐, 국익이냐? 이게 포인트입니다. MB가 내 선거에 도움이 되느냐, 아니면 MB가 국익에 도움이 되느냐, 그것입니다.

 

물론 저도 다음 선거를 준비해야 되는 사람이기 때문에 말씀을 드리기가 참 힘듭니다. 그리고 서울지역 국회의원으로서는 지금 신공항 때문에 아픔을 겪고 있는 우리 영남권 의원님들께 죄송한 생각도 많이 갖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국회의원들이 자기 생각을 자유롭게 말하는 가운데, 여당이든 야당이든 자유롭게 자기들의 견해를 밝히는 가운데 정치는 종합적으로 상승된다고 봅니다.

 

요즘 일부 의원들 말씀을 들어 보면 이명박 대통령은 무능하고 실패한 대통령이고, 지금 대한민국은 참 살기 나쁜 나라 같습니다. 과연 그럴까요?

참고로 견해의 차이지만 이런 데이터를 제가 드리겠습니다.

역대 정권 레임덕에 대한 어떤 간단한 페이퍼를 인용합니다. 여기에 보면 재미있는 말이 나옵니다. 집권 4년차를 맞이하는 대통령의 자세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조금 특수한 사람인 것 같습니다. “아직 2년이나 남았다, 개헌도 늦지 않다.” 자, 노무현 대통령은 굉장히 진지하십니다. “평지풍파를 만들기보다는 벌인 일을 마무리하는 게 중요하다.” 저는 이 두 말 다 맞다고 봅니다. 그렇지만 남은 2년이 어떻게 되느냐, 이것은 인식의 차이입니다.

 

그래서 4년차에 들어가는 역대 대통령 네 분의 지지율을 한번 봤습니다. 김영삼 김대중 대통령의 지지율은 갤럽 자료고요. 노무현 이명박 대통령의 자료는 미디어리서치의 결과입니다.

 

이 네 분을 보면 차이점을 발견할 수가 있습니다. 가장 높은 지지율로 시작한 분은 노무현 대통령입니다. 75.1%. 김영삼 김대중 대통령은 두 분 다 70.7, 70.9 다들 높았습니다. 가장 낮게 시작한 사람이 이명박 대통령입니다. 57.4입니다. 그랬던 것이 3년차를 끝날 무렵, 4년차를 시작할 무렵 보니까 김영삼 대통령은 30%을 돌파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때 역사바로세우기를 시작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은 20%대로 떨어졌습니다. 3대 게이트가 터졌기 때문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3년차 말에 대연정 발언으로 10%대로 떨어졌다가 2.13 합의로 20%대를 막 돌파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좀 특수합니다. 가장 낮게 시작했지만 1년차에 21.5%까지 덜어졌습니다. 촛불시위 때입니다. 정말 바닥을 쳤는데 3년차가 끝나고 4년차 시작할 때 48.5, 48.9, 상당히 높습니다. 이 인식은 물론 여론조사의 바이어스를 생각하더라도 차이가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주관적인 판단보다는 이런 현실을 좀 직시하고, 저희들이 정치를 해야 될 것 아닌가 하는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유신시대 또는 민주주의 후퇴란 주장에 대해서도, 저도 언론인 출신으로서 입장이 다릅니다. 지금 이명박 정부가 많은 언론인들으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는 것은 잘못이라고 봅니다. 과연 왜 그렇게 비판을 받는지에 대해서는 홍보라인부터 또는 우리 한나라당부터 반성을 해야 됩니다. 그렇지만 그 극복노력이 있어야지 단순히 이렇게 단어 가지고 레테르 식으로 단순비판만 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봅니다. 과거에 각 부처 기자실에 대못질을 했던 정부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경제 문제입니다. 이 문제가 가장 아픈데, 서울에서 재정자립도가 밑에서 두세 번째 되는 중랑구의 국회의원으로서 전세 대란이나 물가 문제는 참 아픕니다. 그렇지만 이명박 대통령은 세계 경제위기 속에서 가장 빨리, 가장 스무드하게 경제를 회복시킨 대통령이기도 합니다. 이런 종합적인 판단을 바탕으로 애정 있는 비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양극화인데, 이에 대해선 여야가 격의없이 논의해 대한민국 미래를 위한 방안을 더 생산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박지원 원내대표께 하나 부탁드리겠습니다.

사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제가 들어도 깜짝깜짝 놀랄 재치 있고 경륜 있는 발언들을 많이 하시는데 어제는 조금 과도하신 비판이었던 것 같습니다.

 

어제 박희태 의장께서 박지원 원내대표께 원내대표로서의 마지막 연설이라고 하셨는데 다음에 당대표가 되셔 가지고 첫 연설을 하실 때는 조금 더 품위 있게 해 주시면 저희 후배들이 감동 깊게 듣겠습니다.

요즘 논란이 되는 동남권 신공항과 관련해서도 몇가지 말씀을 드립니다.

어떤 분은 이런 가정을 하십니다. “만약에 이게 백지화가 아니고 밀양과 가덕도 중 한 곳을 결정을 하셨다면 또 다른 후폭풍은 없었을까요?‘ 한번쯤 생각해 볼 대목입니다.

또한 신공항도 신공항이지만, 과학비즈니스벨트 등 상당히 유사한 사례들이 앞으로 생길 겁니다.

그런데 제가 정부에 부탁하는 것은, 어떤 지역에 기반을 둔 정치인들에게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이 부분에 대해서는 국익부터 생각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특정 지역이 독식하면 안 됩니다. 저는 서울 지역구 의원이지만 서울보다는 지역을 더 존중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는 점은 전제로 합니다.

 

그러나 지역 중에도 보면 어떤 특정한 지역에만 주요 시설들이 많이 들어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1인당 GRDP 같은 그런 수치들을 전제로 합리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1인당 GRDP가 가장 낮은 곳이 대구입니다. 그리고 다른 지역을 구체적으로 거명하지는 않겠지만 1인당 GRDP가 높은 지역에 또 다른 시설들을 요구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이런 것들은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가령 인구라든지 그 지역의 발전 정도, 이런 것을 감안을 해야지, 과거에 이런 공약을, 아이디어를 먼저 냈으니까 무조건 이 곳에 주어야 된다는 방식으로는 안 된다고 봅니다.

우리 정부는 종합적으로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플랜을 짜는 TF팀을 꾸려서, 지역 균형발전을 위한 정책을 펴야 할 것입니다.

 

강원택 서울대 교수가 얼마 전에 한 신문 칼럼에서 제가 좋아하는 정치학자 이야기를 썼습니다. 에드먼드 버크입니다. 이 사람이 과거에 영국 총선 브리스톨(Bristol) 선거에 나간 적이 있습니다. 그는 유권자에게 '여러분이 선출해야 될 의원은 브리스톨의 일원이 아니라 영국 의회의 일원이어야 한다', 이런 연설을 했습니다. 그런데도 당선됐습니다.

 

국익과 지역의 이해가 충돌할 때 과연 국회의원은 어떤 선택을 해야 되느냐? 국회의원은 사실은 나랏일을 하라고 뽑은 사람입니다.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여야 국회의원이나 정부 내에서도 조금 더 잦은 커뮤니케이션을 통해서 우리 대한민국 전체의 이익이 되는 쪽으로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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