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연평도 도발 이후 여야 정치권이 ‘말꼬투리’잡기에만 혈안이 돼 아웅다웅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여야의 소모적 논쟁의 시작은 지난 23일 연평도 피격 직후 송영길 인천시장이 자신의 트위터에 북한을 옹호하는 듯한 내용의 글을 올리면서다.

 

# 민주당 송영길 인천시장, 北 옹호-폭탄주-기부금 생색 등 연이은 구설수

 

송 시장은 당시 트위터에 “팀스피스트 훈련의 다른 명칭인 호국훈련을 우리 군이 연평도 일원에서 수행하는 도중 북측의 훈련중지 경고통지 등이 있었다”며 “하지만 우리 군에서 북측이 아닌 방향으로 포사격 훈련을 하자 이에 자극받은 북이 우리 군 포진지 등을 집중적으로 공격한 것으로 보여진다”고 남겼다가 삭제해 구설수에 올랐다.

 

송 시장은 또 연평도 방문 현장에서 포탄을 맞아 그을린 소주병을 보며 “완전 이거는 폭탄주네”라는 농담을 해 물의를 빚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한나라당 배은희 대변인은 26일 “송 시장은 본인이 최우선으로 지켜야 할 인천시가 공격당한 마당에 북한의 무력 도발이 우리 군의 훈련에 자극받아서 라는 어처구니없는 주장을 하고 있다”며 “종북좌파의 본심을 천명한 송 시장은 인천시를 지킬 자격이 없음을 인정하고 사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폭탄주’발언과 관련해서도 “송 시장의 망언에 대신 사과라도 해야 할 민주당은 적반하장으로 송 시장을 옹호하고 있다”며 “적에게 폭격 당한 현장에서 정치쇼나 하고 농담이나 던지는 송 시장은 당장 사퇴하고 민주당도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민주당 차영 대변인은 “연평도에 가장 먼저 들어간 송 시장은 지금 연평도 사태를 수습하느라 밤잠을 설치고 있다”며 “송 시장이 사퇴해야 한다면 같은 논리로 이명박 대통령도 사임해야 하느냐”고 반박했다.

 

논란이 커지자 송 시장은 언론인터뷰를 통해 “북방한계선 인근에서 훈련을 하면 응징하겠다고 북측이 통보했지만 국방부는 개의치 않았던 것 같다. 객관적으로 설명하려고 글을 올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자신의 ‘폭탄주’발언에 대해서도 “분노와 안타까움을 가지고 사태수습을 위해 밤을 새며 동분서주하고 있는 피해지역 책임자의 말꼬투리를 잡아 비난하기에 열중할 때가 아니다”며 논란을 피해갔다.

 

송 시장은 뿐만 아니라 2일 연평도 아이들에게 옷을 사주면서 기부금으로 생색을 냈다는 지적과 함께 재래시장 등을 놔두고 백화점에서 옷을 구입한 점, 지나친 트위터 사용 등도 논란이 됐다.

 

이에 송 시장은 언론인터뷰에서 “기부금이 쓰인 것을 몰랐다. 돈 3000만원 가지고 생색을 내려고 한 것은 전혀 아니다”며 변명만 할 뿐 사과는 하지 않았다. 민주당 또한 이에 대해 아직까지 침묵하고 있다.

 

#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 보온병 들며 “이것이 포탄” 논란

 

송 시장의 ‘폭탄주’논란 등이 잠시 잠잠해지는 듯 하자 이번에는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안 대표는 최근 연평도 방문 현장에서 보온병을 포탄으로 착각하는 해프닝을 벌였다. 이에 한나라당 안형환 대변인은 “긴박한 현장이었고 새까맣게 그을려 식별할 수 없는 물체에 대해 안내자나 카메라기자조차 포탄이라고 생각했다”며 “포즈를 취해 달라고 해 안 대표가 들고 설명하면서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진 것”이라고 해명할 뿐 사과는 하지 않았다.

 

이에 민주당 차영 대변인은 30일 “연평도에 가서 안보쇼를 벌이려다 생긴 해프닝”이라며 “북한의 무력도발로 불안에 잠긴 국민을 웃겨보겠다고 생각한 것이라면 본인의 직업을 착각한 것”이라고 비꼬았다.

 

다음 날에도 “안 대표께서 그 사건의 전말은 ‘언론 때문에 일어났다’고 발언했다는데 그냥 ‘가볍게 제가 실수했다, 죄송하다’라고 하면 언론이나 민주당이나 뭐라고 하는가”라며 “그렇게 그냥 지나가지, 언론 탓하지 말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김현 부대변인도 “보온병 쇼’를 '언론 탓' 한 안상수 대표, 안형환 대변인은 거짓해명 사과하라”며 “집권여당의 대변인답지 않은 무책임한 처신도 처신이려니와 진솔한 사과가 그리 어려운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민주당과 한나라당 모두 말꼬투리만 잡을 뿐, 상대방에는 사과를 요구하면서도 정작 자신들은 사과하지 않고 침묵한다는 것이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북한이 지금 바라는 것이 남남갈등”이라며 “여야가 힘을 합쳐도 모자랄 판에 서로 남 탓만 하며 김정일, 김정은 부자 좋은 일만 시켜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정숙 기자 (frontier1@frontier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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