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170일간의 MBC 노조의 장기 파업에도 불구하고 MBC는 지난해 사업 부분에서 오히려 기대 이상의 흑자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MBC 글로벌사업본부는 작년 2천300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는 SBS 콘텐츠허브의 작년 매출 1천930억 원을 상회하는 실적으로, 노조 총파업과 정치논란으로 몸살을 앓으며 내우외환에 시달렸던 것을 감안할 때 놀라운 성과를 올린 셈이다.

이런 결과는 김재철 사장의 리더십을 필두로 노조의 끊임없는 ‘회사 흔들기’에도 굴하지 않고 매출 증대를 비롯해 회사발전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쏟아 부은 경영진의 ‘희생’ 덕분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MBC 글로벌사업본부가 높은 매출을 올릴 수 있었던 배경에는 드라마 인기에 힘입은 판매 약진과 이 같은 성과를 이끌어낸 김재철 사장의 한류 시장 개발이 큰 몫을 담당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와 같은 결과만 봐도 김 사장을 경영능력도 없는 이명박 정부의 ‘낙하산 인사’라고 비판한 노조의 주장이 얼마나 터무니없는지 방증하는 셈인 것. 김 사장이 부임한 2010년 글로벌사업본부의 실적은 1천327억 원이었고, 2011년은 703억 원이 늘어난 2천30억 원의 실적을 올렸다. 2012년 노조의 장기파업만 없었다면 매출은 더욱 호조를 보였을 것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김 사장은 지난 1월 3일 남산한옥마을 내에 있는 남산국악당에서 열린 2013년 신년하례회의 신년사를 통해 “재작년 그룹 전체 매출 1조 8천억 원, 영업이익 1천300억 원, 시청률 8.2%를 달성한 MBC는 지금 벼랑 끝에 서 있다. 이런 때일수록 더욱 공격적인 마음가짐으로 1등 MBC의 명성을 되찾아야 한다”며 “모두가 '열정 MBC, 열정 대한민국'으로 똘똘 뭉쳐 각자 맡은 위치에서 즐겁고 신나게, 즐기면서 일해서 함께 웃을 수 있는 2013년 연말이 되기를 바란다”고 각오를 밝힌 바 있다.

이날 MBC 글로벌사업본부 강영은·전희영 부장은 본부별 1등 탈환 결의 대회에서 “2013년은 2천500억 원의 매출을 목표로 해외와 뉴미디어 환경에서의 매출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MBC는 이 같은 의욕적인 목표를 달성할만한 조짐도 보이고 있다. 월화드라마 '마의'는 3월 12일 방송분이 18.9%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동시간대의 SBS '야왕'의 18.8%를 근소하게 앞서고 있고, 주말드라마 '백년의 유산'은 3월 17일 방송을 기준으로 20.1%를 기록해 SBS '돈의 화신'(13%), KBS '대왕의 꿈'(12%)을 멀찌감치 따돌리며 1위를 굳혔다.

예능프로그램의 약진도 눈여겨볼 만하다. 일요일 저녁 방송되는 '일밤 - 아빠 어디가'는 3월 17일 기준 15.1%를 기록하며 동시간대 KBS 2TV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7.0%)과 SBS ‘일요일이 좋다-K팝 스타’(11.6%)를 앞서고 있다. 방송 2달 만에 이뤄낸 성과다.

이 같은 저력을 바탕으로 MBC는 2013년 '최고의 콘텐츠'와 '글로벌 MBC' 정책을 더욱 가속화하기 위해 한류 확산과 콘텐츠 판매를 위한 해외 콘텐츠 지사를 확장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2011년 2월에 일본지사, 5월에 브라질 상파울루 지사와 이집트 카이로 지사, 7월엔 중국 상해지사 등 네 군데 해외지사가 차례로 문을 열었으며, 2012년 1월 인도네시아 지사와 8월 몽골 중앙아시아 지사 등이 문을 열었고, 현재 베트남 지사 개설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철민 기자 rapter73@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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