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남한 드라마를 보는 사람들의 단속을 강화하면서 지금도 많은 사람들은 남한드라마를 본 것으로 인해 산골로 추방을 당하거나 보위부에 끌려가 고문으로 죽어가는 사람들이 많다.
 
2009년 말에 탈북한 김철호(가명)씨는 조선인민국 제39호 호병원 원장이었던 자신의 아버지가 남한드라마 ‘가을동화’를 본 것으로 인해 군보위부에 끌려가 16시간 만에 시체가 되어 집으로 돌아왔다고 다음과 같이 증언했다.
 
<군 생활을 하면서 나는 아무런 이유도 없이 생활제대를 당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예전의 나의 집은 다른 사람이 차지가 되었고, 아버지는 죽고 어머니와 형제들이 양강도 산골마을로 추방을 갔다는 소식을 들었다.
 
어머님과 동생이 기다리고 있는 산골 마을에 가보니 어머님은 이미 아버지의 죽음, 그리고 보안원과 마을 사람들의 감시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 과정에서 어린 동생을 남겨두고 자살을 한 것이었다.
 
홀로 남겨진 어린 여동생은 배고픔을 참을 길 없어 중국으로 탈북을 시도하다가 국경경비대에 잡혀 보위부 구류장에 있다는 사실도 알았다.
 
나는 담당 보안원을 통해 아버지가 남한드라마 ‘가을동화’를 여러 사람들과 함께 본 사실이 들통 나면서 다른 사람들은 산골마을로 추방되고, 아버지는 군보위부에 끌려가 고문으로 인해 16시간 만에 돌아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모든 것은 24살인 나에게 엄청난 충격을 주었고, 그 동안 북한군에서 선전하는 김정일 장군님의 영도, 그리고 우리나라 사회주의가 세상에서 가장 좋다는 것을 그대로 믿고 살아온 나 자신이 바보같이 느껴졌다.
 
나를 비롯한 나의 부모님들은 그동안 북한 당국의 선전에 속아 김정일과 그 무리들에게 충성을 했지만 남한 드라마를 보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충성의 대가는 부모님들의 죽음과 북한 당국에 대한 나 개인의 분노로 남게 된 것이다.
 
오늘날 나는 대한민국에 입국하면서 북한 김정일의 야만성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고, 그동안 북한에서 김정일에게 속고 속아 왔던 북한 군인들과 주민들이 불쌍하게 느껴질 따름이다.>
 
한광복 기자 lbr-109@nate.com
저작권자 © 뉴스파인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