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해 구성된 민관 현지 조사단은 광우병이 발병한 젖소가 광우병 예찰 시스템에 의해 발견된 것이라고 밝혔다.

 

조사단장을 맡은 주이석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 질병방역부장은 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프레즈노의 가축 사체 처리장을 방문한 뒤 광우병에 걸린 젖소를 운 좋게 찾아냈다는 일부 보도를 부인했다.

 

주 단장은 "광우병에 걸린 젖소를 발견해낸 것은 예찰에 따른 결과"라면서 "정해진 절차에 따라 검사를 해 밝혀냈다"고 말했다.

 

무작위로 선정한 조직 검사 대상에 우연히 광우병에 걸린 젖소가 포함된 덕에 광우병 발병 사실을 알아낼 수 있었던 것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주 단장은 문제의 소가 여러가지 임상 증세가 있었기 때문에 조직 검사 대상이 됐다고 거듭 강조하면서 미국의 광우병 예찰 체계가 잘 작동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조사단이 이날 방문한 축산 부산물 가공공장은 지난달 24일 광우병에 걸린 것으로 확인된 젖소의 사체 샘플을 채취했던 곳이다.

 

당시 인근 축산 농가에서 죽은 문제의 젖소를 이곳에 옮겨 해체하면서 떼어낸 샘플을 대학 연구소에 보낸 결과 광우병으로 보인다는 판정을 받았고 이후 미국 국립수의연구소(NVSL)에서 비정형 소해면상뇌증(BSE·일명 광우병)으로 확인됐다.

 

이 처리장은 병으로 죽거나 이상 증세를 보여 안락사시키는 등 정상적인 도축 과정을 거치지 않고 죽은 가축 사체를 고온으로 태워 없애는 시설이다.

 

처리 과정에서 유지, 콜라겐 등을 추출해 각종 공업용 원료를 만들기도 하고 태운 사체는 분쇄해 비료 원료로 쓴다.

 

소각하기에 앞서 규정에 따라 각종 질병 관련 역학 조사를 위해 조직 샘플을 떼어내 정해진 연구소나 실험실에 보내게 되어 있다.

 

그러나 주 단장은 처리장에서 어떤 절차와 규정에 의해 광우병 의심 소를 골라내는지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귀국 후로 미뤘다.

 

또 이 처리장이 보도자료를 통해 '무작위 검사를 통해 광우병 젖소가 발견됐다'고 밝힌 것과 다른 설명이라서 논란이 예상된다.

 

조사단은 처리장 현장 방문에서 가축 사체에서 추출한 원료나 골분은 일절 식용으로 반출되지 않는다는 점도 분명히 확인했다고 밝혔다.

 

조사단은 4일에는 이 지역 식용 소 도축장과 골분 비료 공장, 그리고 비육우 목장 등을 방문할 계획이다.

 

도축장에서는 도축 과정의 위생 상태와 도축 대상 소의 월령 준수 여부 등을 확인하고 골분 비료 공장 역시 골분의 관리 등을 점검한다.

 

이번에 광우병이 발견된 젖소는 식용은 아니었지만 조사단은 이 기회에서 식용으로 쓰는 비육우 사육 여건 등을 둘러보기 위해 비육우 목장을 방문 대상에 넣었다.

 

광우병 발병 젖소 목장 방문은 여전히 추진 중이나 성사는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조사단 활동에는 미국 농무부, 캘리포니아주와 프레즈노 지역 관리, 그리고 처리장 운영 업체 고위 간부 등이 동행했다.

 

프레즈노 가축사체 처리장 측은 조사단이 방문한 동안 한국 취재진의 접근을 막았으며 진입로를 트럭으로 가로막고 경비원까지 배치하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뉴스파인더 홍범호 기자 hong@newsfin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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