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에 대한 암살 지령을 내렸던 것으로 드러났다.

 

1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해 5월1일 파키스탄에서 사망한 빈 라덴의 은신처에서 확보했다가 최근 기밀해제된 문서들을 단독 입수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이들 문서에 정통한 고위 당국자는 빈 라덴이 오바마 대통령의 전용기인 에어포스 원과 퍼트레이어스를 공격하라고 명령했지만, 알카에다는 이를 수행할 만한 마땅한 수단이 없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알카에다는 그렇게 복잡하고 재앙적인 공격에 대한 기획과 조직, 실행 역량이 부족했다"며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암살 지령은 계속 유효했다"고 말했다.

 

빈 라덴이 오바마를 선택한 것은 오바마 유고시 조 바이든 부통령이 권력을 승계하게 되는데 이 경우 바이든이 지극히 무능하기 때문에 미국이 극심한 혼란 속으로 빠져들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그는 "`이교도의 우두머리'인 오바마를 죽이면 바이든이 자동으로 대통령직을 승계하게 되는데, 바이든은 준비가 전혀 안된 인물이기 때문에 미국이 위기에 빠져들 것"이라고 적었다.

 

즉흥적인 상황에서 실수가 잦고 감정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한다고 평가받는 바이든에 대해 절대 미국의 대통령감이 못된다고 혹평했던 것이다.

 

퍼트레이어스에 대해서는 그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the man of the hour)로 평가했으며 그를 제거할 경우 미군이 주도하는 아프간전의 전략에 상당한 차질이 초래될 것으로 기대했다.

 

실제로 퍼트레이어스는 2007∼2008년 이라크 사령관 재임 당시 악화일로를 걷던 내전사태를 진정시키는데 성공한 `증강 전략'의 기획자로 명성을 얻었다.

 

빈 라덴이 지령을 내릴 당시 퍼트레이어스는 아프간에서 나토가 주도하는 다국적군의 지휘를 맡고 있었다. 그는 지난해 군복을 벗으면서 CIA 국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빈 라덴은 암살 작전을 후계자 중 한명으로 거론되던 일리아스 카슈미리에게 주도하도록 했으나, 카슈미리 역시 빈라덴 사망 직후에 미군의 공습으로 숨지면서 끝내 뜻을 이루지 못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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