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발효를 열흘 앞두고 유통기업들은 미국의 식품에 대한 적극적인 수입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로서는 발효 1년이 지나야 본격적인 관세인하 효과를 누릴 수 있을 전망이다. 

 

유통기업들은 한미 FTA가 상품의 가격을 떨어뜨리되 질은 높여 유통산업 발전을 가속화 시킬 것으로 봤지만 외국기업들의 진출로 인해 국내기업들이 위축될 것을 우려하기도 했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가 최근 국내 유통기업 250개사를 대상으로 ‘유통기업 한미 FTA 활용계획’을 조사한 결과 가공식품과 신선식품의 수입이 늘 것으로 조사됐다고 5일 밝혔다.

 

유통기업들이 계획하고 있는 수입품목은 가공식품(29.1%)과 신선식품(27.9%)에 이어 잡화(18.6%), 화장품(12.8%), 의약·건강보조식품(11.6%), 주류(9.3%), 의류(7.0%) 순이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모두 가공·신선식품, 잡화에 대한 수입 확대를 계획하고 있었다. 다만 대기업들은 화장품, 의약·건강보조식품, 의류를 차순위 수입확대 희망품목으로 꼽은 반면, 중소기업들은 주류 수입을 대기업들보다 더 희망하고 있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국내 가격보다 저렴한 삼겹살, 치즈, 오렌지 등 식료품에 대한 수입이 증가하면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면서 “소비자들의 선택권도 넓어져 소비문화도 변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미 FTA 발효 후 미국산 수입상품 판매가격을 내릴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는 응답기업 절반 이상(54.0%)이 ‘그렇다’고 답했으며 ‘변화 없다’는 답변도 31.2%에 달했다.

 

가격 인하방안에 대해서는 응답기업 24.4%가 ‘관세 인하분 만큼 내리겠다’고 답했으며, 75.6%는 판촉비 증가, 복잡한 유통구조 등으로 ‘관세 인하분 중 일부만 반영하겠다’고 답했따.

 

유통기업 42.0%는 ‘한·미 FTA가 유통산업 선진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응답했으며 그 이유로 상품가격 하락, 신규 사업기회 확대, 상품품질 개선 등을 차례로 꼽았다.

 

반면 도움이 안 된다고 답한 기업들은 ‘외국계 유통기업 진출’, ‘국내산 상품 위축’ 등을 이유로 들었다.

 

한미 FTA가 국내 유통시장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칠 시기에 대해서는 ‘발효 1년 이후’(59.8%), ‘발효즉시’ 23.6%, ‘발효 3년 이후’(8.6%), ‘발효 5년 이후’(8.0%) 순으로 응답했다.

 

FTA의 효과적 활용을 위한 정부 지원과제로는 ‘통관절차 등 무역정보 제공’(33.2%), ‘FTA 활용교육 확대’(20.0%), ‘해외시장 정보제공’(20.0%), ‘원산지 증명절차 간소화’(18.0%) 등을 지적했다.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한미 FTA가 발효되면 미국산 상품이나 브랜드와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 질 것”이라면서 “국내 유통산업은 효율화와 선진화에 더욱 노력해 경쟁력 배양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파인더 최원영 기자 lucas201@newsfin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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