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렁에 빠진 세계 경제가 아직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두달 연속 늘더니 마침내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외환보유고가 바닥나 IMF로부터 돈을 빌려 혼이 났던 전례가 있는 만큼 올해 닥칠 세계 불확실성에 보다 확실히 대비하겠다는 금융당국의 의지로 해석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5일 2월말 기준 외환보유액이 전월보다 44억 6,000만 달러 늘은 3,158억 달러라고 밝혔다.

 

3,121억 9,000만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8월을 36억달러 가량 넘어선 것이다. 지난해 8월은 그리스 재정위기가 부각되며 한국의 증권가가 큰 혼란을 빚은 바 있다.

 

이번 외환보유고 증가는 대부분 유가 증권에 의한 것이었다. 유로화, 파운드화 등의 강세로 인한 이들 통화표시자산의 미 달러화 환산액이 증가하고 외화자산 운용수익 등이 영향을 줬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2월말 기준 외환보유액 중 국채, 정부기관채, 국제기구채, 금융채 등을 말하는 유가증권은 2,895억 달러로 전체의 91.7%를 차지했다. 지난달에 비해 0.1% 구성비율이 늘었다.

 

예치금은 179억 7,000만달러로 5.7%를, SDR(특별인출권)은 35억 6,000만달러로 1.1%의 비중을 갖고 있다. IMF 회원국이 출자금 납입으로 보유하게 되는 교환성 통화로 수시로 인출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하는 IMF포지션은 26억 달러로 0.8%였다.

 

금은 지난해 11월 우리나라 금융당국이 15톤을 더 사들인 이후 더 이상 늘지 않아 금은 21억 7,000만달러로 0.7%의 비중을 유지하고 있다.

 

당시 외환보유액이 줄어든 상황에서 금 보유량을 늘린 것은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는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됐었다.

 

외환보유 비중은 유가증권이 늘고 예치금은 다소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최근 한국은행은 외환보유액을 중국 주식에 투자할 수 있는 자격을 얻은 바 있다.

 

 

지난 1월말 기준으로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3,113억 달러로 세계 7위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0월 인도에 밀려 8위로 강등됐다가 11월 다시 7위로 올라선 바 있다.

 

외환보유고 1위는 중국으로 3조 1,811억달러를 기록했으며 일본은 1조 3,067억달러, 러시아는 5,054억달러, 대만은 3,903억달러, 브라질은 3,551억달러, 스위스는 3,143억 달러를 기록했다.

 

우리의 뒤를 이어 인도가 2,939억달러, 홍콩이 2,928억달러, 독일이 2,551억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뉴스파인더 최원영 기자 lucas201@newsfinder.co.kr

저작권자 © 뉴스파인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