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16일 김정일의 생일을 맞아 성대한 '축제'를 열었다고 한다.
 
지구상 마지막 원시국가인 독재의 땅에서 추물의 행패로 또 한 번 광란의 날을 보낸 것이다.
 
TV를 통해 2.16 축제현황을 보는 필자의 머릿속에 탈북하기 전 해마다 진행되는 ‘민족 최대’의 명절을 맞아 각종 정치행사에 내몰리던 때의 힘겹던 시절이 생생히 떠오른다.
 
2.16일이 다가오면 북한 주민들은 정치행사에 볶일 생각으로 근심부터 앞세운다. 김정일과 직결되어 있기에 한 달 동안은 매일 같이 진행되는 행사에 빠질 수 없기 때문이다.
 
양력설이 지난 다음부터는 줄곧 혁명실록(김정일 활동내용과 연도, 날짜)을 외워 동, 여맹, 학교, 직장, 군인 등 일제히 문답식 학습이 경쟁적으로 벌어지고 평가가 진행된다.
 
충성의 노래모임도 모든 사람들을 자원이 아닌 억지로 모아놓다보니 먹고 살길이 막막한 많은 주민들은 김정일에 대한 반감이 이만저만 아니다.
 
주민들은 “하필 왜 얼어 터지는 2월이냐, 먹을 것도 없는데 서서 노래할 맥이 어디 있냐. 밤낮 자지 않고 현지시찰 다닌다는 사람이 저렇게 살찔 수 있냐, 우리도 잠을 자지도 먹지 않고도 살쪘으면 좋겠다.” 등 많은 비하들을 끼리끼리 쏟아냈다.
 
남한과 근 한 달가량의 날씨차이를 가지고 있는 북한 함경도의 2월은 높은 산맥사이로 눈을 뜰 수 없는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때가 많다. 하여 행사시기는 감기, 폐병, 신장염, 방광염과 같은 한기성 발병률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시기가 된다.
 
2.16일이 지나면 사람들은 마치 홍역이라도 겪고 난 홀가분한 기분으로 다소 차분한 생활을 시작한다. 3월부터 바로 4.15(김일성 생일)행사가 시작 되지만 날씨가 풀려 집안에서 꽃(진달래)을 피우는 일이 덜어져 그나마 한결 낫다.
 
대다수의 ‘충성파’들은 김정일을 신으로 믿고 그 앞에서 진심어린 눈물과 결사의 맹세를 다짐한다. 왜? 김정일 정권이 모든 통신을 차단한 채 세습위주의 신격화로 전 사회를 원천적으로 세뇌시켰기 때문이다.
 
필자도 한때 추위 속에서 2.16일 김정일 생일 준비를 하다 병을 만나 몇 달을 누워 앓은 적이 있다. 이렇듯 북한 주민들의 원망과 고통의 응집체가 곧 2.16일 ‘축제’인 것이다.
 
탈북 후 열성분자였던 ‘여맹일꾼’이 김정일에 대하여 분개하는 것은 필자뿐 아닌 북한 사람들 모두가 태어 날 때부터 한 사람의 존속물로 속아 살아왔음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필자는 탈북 후 1년까지 김정일에 대하여 앞뒤 존함(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장군님)을 붙여 말하곤 했다. 그리고 1년 후 김일성과 김정일에 대한 많은 진실을 알게 되었고, 그 때부터 김정일을 ‘미국 놈’보다 더 증오하게 되었다.
 
되뇌기도 수치스러운 추물 김정일의 ‘호화찬란한 축제’는 독사와 독버섯의 화려함과 같이 사람을 현혹시키고 마비시키는 독극물의 축제이며, 그 축제를 위하여 수많은 사람들이 오늘도 추물의 노예가 되어 ‘충성스럽게’ 희생당하고 있다.
 
필자는 추악하기 그지없는 김정일, 더러운 추물의 왕국이 2011년을 마감으로 소멸되어 북한 인민들에게 영원한 자유의 원년으로 새겨지길 간절히 바래본다.
 
우리 탈북자들은 북한 인민 모두가 남한의 국민들처럼 민주화 된 사회에서 진정으로 삶의 환희를 느끼며 진심으로 서로를 축복하며 사랑하는 2012년의 남북통일 대축제의 장이 되길 마음깊이 기다리고 있다.
 
김정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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