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병역의혹을 두고 박원순 서울시장은 간단한 문제를 어렵게 풀었다. 고의든 아니든 그 과정에서 얽힐대로 얽힌 강용석 무소속 의원과 동조한 이들은 발을 깊게 담근 채 치명타를 입었다.

 

이같은 결과에 대해 네티즌들은 각자 의견을 쏟아내며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판 키워 몰아친 박 시장 무섭네”

 

박 시장의 고도의 정치적 의도와 술수라는 지적들도 네티즌들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소통을 중시한다던 박 시장이 유독 입을 굳게 다문 채 일이 커질대로 커진상황에서 “잔인하다”는 발언을 한 것이나 아들 박주신이 정신적 쇼크를 받았다는 말을 언론에 흘려 넣은 것들에 대해 네티즌들이 그 정치적 치밀함을 지적하고 나섰다.

 

검찰고발을 계속 기다리다 발표를 했고(강 의원은 실제 검찰고발을 하지 않았다) 승리를 취한 바로 다음날 민주통합당 입당 의사를 밝힌 것들에 얘기도 많았다.

 

강용석 블로그의 한 네티즌은 “박 시장이 역시 보통이 아니다. 선한 모습을 하고 있지만 유수 기업에서 알아서 기부란 명목으로 거액을 지출하게 만드는 능력은 역시 남다른 영특함”이라고 비꼬았다.

 

또 “박 시장 무서운 사람이다. 결국 코너에 몰리는 척 하다가 타이밍을 노린 거다. 진작에 해명했다면 흐지부지 될 거 같으니까 강 의원원을 박살내기 위해 판을 크게 벌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시장이 논란이 이렇게 오래 증폭되기 전에 문제를 간단히 해결할 수 있었음에도 30분밖에 걸리지 않는 재검을 미뤘다는 점이 가장 큰 화제였다.

 

한 네티즌은 “당연히 팩트에 의해 의혹은 제기할 수 있는 것이고 그것을 풀었을 뿐 그리 대단한 사건이 아니다”면서 “그것을 강 의원 사퇴에 동조세력들까지 매장시켜버리는 크기로 키운 박 시장이 대단하다”고 언급했다.

 

강 의원을 돈키호테에 비유한 글도 화제다. “누구의 도움도 없이 홀로 외롭게 싸웠고, 결코 비굴하지 않았으며 궁색하게 변명도, 치사하게 발뺌도, 치졸하게 미적거리지도 않았다”면서 깨끗하게 패배를 인정하고 물러난 점을 강조했다.

 

네티즌들은 또 강 의원을 비난하는 세력에 대해서도 그럴 자격이 없다는 생각을 밝혔다.

 

한 네티즌은 “광우병 선동에 가담했던 수많은 언론인, 정치인, 사회단체원 중 단 한 사람도 사죄하지 않았고, 천안함 폭침도 북한소행이 아니라고 억지를 부렸지만 진보인사들은 사과 한마디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나경원 후보 1억원 피부관리나 박원순 캠프의 대변인이 “출구조사에서 박 후보가 지고 있다”고 거짓말을 하며 지지자들에게 서둘러 투표장으로 나와 달라고 한 부정선거 행위에 대해서도 사과하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게임은 끝났다 강용석 OUT!”

 

언론들은 강 의원과 그 세력들에 ‘만신창이’와 ‘자폭’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대서특필했다. 네티즌들도 강 의원이 제기했던 의혹들과 확신들이 ‘사실무근’으로 드러남에 따라 비판의 강도를 높여가고 있다.

 

강 의원 블로그의 한 네티즌은 “어둠의 경로로 MRI사진을 구해 언론에 공개해 버린 점을 지적하며 명백한 불법행위라서 두둔할 길이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병역비리인지 확실하게 판단할 수 없는 상황에서 강 의원이 박 시장을 범죄자 취급하는 것은 물론 인신공격까지 서슴지 않았기 때문에 도덕적으로도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또 한 네티즌은 “의혹제기 자체가 문제인 것이 아니라 의혹제기 과정에서 저질렀던 불법적이고 비인간적인 행동들이 문제”라고 지적하며 “다른 사람의 기본권을 침해하지 않는 것이 보수의 핵심 조건”이라고 덧붙였다.

 

다수의 네티즌들은 ‘역공’이라는 표현으로 강 의원이 공개한 MRI 출처에 대해 밝힐 것을 요구하며 정치권에서 영원히 물러날 것을 압박하고 있다.

 

뉴스파인더 최원영 기자 lucas201@newsfin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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