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 건설사들이 시멘트업계 1, 2위 업체인 쌍용과 동양시멘트로부터 거래를 않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시멘트업계가 일방적으로 값을 올린데 따른 일종의 ‘복수’로 해석되고 있다.

 

31개 대형건설사 자재담당 모임인 대한건설자재직협의회(이하 건자회)는 시멘트 업계 1,2위 회사인 쌍용양회와 동양시멘트의 시멘트 제품과 이들 계열사에서 제조하는 레미콘 제품을 구매중단한다고 10일 밝혔다.

 

건자회에 참여하는 대형건설사들은 월요일인 오는 13일부터 쌍용과 동양에서 만든 모든 시멘트와 레미콘 제품을 불매할 방침이다.

 

이번 결정은 시멘트 업계가 올해 초부터 시멘트 가격을 톤당 6만 7,500원에서 t당 7만 6,000원으로 인상한 데 따른 보복성 조치로 해석된다.

 

중소 레미콘업체들이 시멘트 가격 인상에 반발해 인상을 철회하지 않으면 오는 22일부터 조업을 중단하겠다고 선포한 상황에서 최대 수요자인 건설업체들이 사실상 레미콘 업계의 손을 들어줘 시멘트 업계를 압박하고 나선 셈이다.

 

특히 지난 7일부터 시멘트 제조사들이 가격 인상을 거부하는 건설업체들을 상대로 공급을 중단하기로 하자 맞불작전이 불가피한 것으로 건설업계는 판단했다.

 

건자회측은 시멘트 업체들이 먼저 건설사로 직거래하는 공급분을 중단한다고 밝혔다면서 1년도 안돼 가격을 올려놓고는 건설사측에는 협의 제안 한번 없었다고 전했다.

 

당초 건자회는 가격을 올린 시멘트 제조사 전체를 대상으로 구매 중단을 검토했다가 제재 대상이 너무 많다는 지적에 따라 업계 1,2위 업체만 타깃으로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쌍용과 동양 등 시멘트 제조업체들은 주원료인 유연탄값이 오르는 등의 이유로 가격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대형건설사들이 인상된 가격을 수용할 수 없다면서 세금계산서 접수를 거부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시멘트를 계속 공급할 수 있겠느냐는 게 시멘트 업계의 입장이다.

 

시멘트업계는 그동안 내부의 과당 경쟁에 의해 가격이 많이 내려간 상태로 건설업체들이 공동으로 불매하겠다는 것은 공정경쟁에 저촉된다면서 불만을 토로했다.

 

뉴스파인더 최원영 기자 lucas201@newsfin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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