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토킹으로 경찰의 신변보호를 받던 전 여자친구를 살해한 김병찬이 지난해 11월 29일 오전 검찰로 송치되기 위해 서울 남대문경찰서를 나서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정우현 기자] 스토킹으로 신변보호를 받던 여성을 잔인하게 살해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5년을 선고받았던 김병찬(36)이 항소심에서더 더 무거운 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7부(이규홍 조광국 이지영 부장판사)는 23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보복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김씨에게 징역 35년을 선고한 1심을 깨고 징역 40년을 선고했다.

김씨에게 15년 동안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를 부착하도록 명령한 1심 결정도 유지됐다.

김씨는 보복살인이 아닌 우발적인 살인이었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1심과 마찬가지로 김씨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1심에서 제출한 반성문을 보면 '백번 잘해도 한 번 잘못하면 모든 게 제 잘못으로 치부되는 게 안타깝다'는 내용이 있다"며 "항소심에선 보복 목적이 없었다는 기존 주장을 반복하는 점에 비춰봐도 진심으로 뉘우치고 있는지 의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해자의 가족과 지인이 말할 수 없는 고통을 호소하며 피고인을 엄벌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을 고려하더라도 원심의 형량이 다소 가볍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작년 11월 19일 서울 중구의 한 오피스텔 주차장에서 30대 여성을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이 여성은 김씨를 스토킹 범죄로 네 차례 신고하고 경찰의 신변 보호를 받던 중이었고, 김씨는 법원의 접근금지 등 잠정 조치를 받은 상태였다.

김씨는 2020년 하반기부터 작년 11월까지 여러 차례 이 여성의 집에 무단으로 침입하고 감금·협박한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검찰은 1·2심 모두 김씨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저작권자 © 뉴스파인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